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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그런 개○○들…” 프로스포츠 스타들과 ‘말폭탄 전쟁’

등록 2017-09-24 14:56수정 2017-09-24 23:25

트럼프, “국가 연주 때 항의하는 선수 해고하라”
스포츠계, ‘긍정적인 변화 추구하는 선수들 지지할 것’
우승팀의 백악관 초청 거부와 취소 공방도
미국 미식축구 선수인 콜린 캐퍼닉(오른쪽)이 지난해 9월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도중에 무릎을 꿇고 있다. 캐퍼닉이 시작한 이 몸짓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하자, 스포츠 스타들도 이에 항의하고 나섰다.  <CNN> 누리집 갈무리
미국 미식축구 선수인 콜린 캐퍼닉(오른쪽)이 지난해 9월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에 항의하는 의미로 경기 시작 전 국가 연주 도중에 무릎을 꿇고 있다. 캐퍼닉이 시작한 이 몸짓을 놓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비난하자, 스포츠 스타들도 이에 항의하고 나섰다. 누리집 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엔 미식축구 등 스포츠계와도 ‘말폭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앨라배마를 방문해 루서 스트레인지 공화당 의원의 지지 유세를 하던 도중 전국풋볼리그(NFL)가 미국 국가 연주 도중에 항의하는 선수들을 해고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국기를 존중하지 않는 이런 미식축구 선수들을 보기를 원하는가?”라며 “그런 개자식을 경기장에서 당장 쫓아내고 해고하라”고 거친 언사를 쏟아냈다.

트럼프의 이 발언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전 쿼터백 콜린 캐퍼닉 등 미식축구 선수들이 지난해부터 국가 연주 때 일어서지 않고 무릎을 꿇고서 소수 인종에 대한 경찰의 폭력적 대처에 항의한 것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의 이런 거친 발언은 즉각 스포츠계는 물론 여론의 거센 비판을 불렀다.

로저 구델 전국풋볼리그 위원장은 성명을 내고 “이러한 분열적인 언급들은 존경심의 결여를 드러낸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트럼프는 24일 트위터에서 “로저 구델이 조국에 대해 완전한 존경심을 보이지 않는 선수들을 정당화하려 한다”며 “그들에게 일어서라고 말하라”고 본격적인 공방을 시작했다.

미식축구선수협회는 트럼프가 선수들에게 “입 닥치고 경기하라”고 말하며, 선을 넘는 발언을 했다고 가세했다. 에릭 윈스턴 선수협회장은 “트럼프의 언급은 과거와 현재의 민권운동 영웅들을 면전에서 때린 것이고, 미국의 가치를 위해 피 흘린 사람들을 모욕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경기장에서 무릎을 꿇는 의식을 처음으로 시작한 캐퍼닉의 어머니 테리사 캐퍼닉은 트위터에 “나를 자랑스러운 암캐로 만들었다”는 글을 올려 트럼프를 비꼬았다. 캐퍼닉의 소속팀이던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의 최고경영자 제드 요크는 긍정적인 변화를 추구하는 선수들의 노력을 계속 지지할 것이라며 “대통령의 냉혹하고 모욕적인 언사는 이 위대한 국가가 상징하는 것과는 모순된다”고 말했다.

프로농구계도 즉각 반발했다. 올해 프로농구 챔피언인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선수 스테픈 커리는 23일 백악관 초청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는 즉각 이 팀 선수들의 백악관 초청을 철회했다. 트럼프는 “백악관에 가는 것은 챔피언 팀에게 큰 영광이다”라며 “스테픈 커리는 주저했고, 그래서 초청을 철회했다”고 말했다. 이에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팀은 워싱턴을 방문해 “평등과 다양성, 포용”을 기리는 자축행사를 할 것이라고 맞섰다.

이에 프로농구계 최고 스타인 르브론 제임스는 트럼프를 “건달”이라고 부르며 “백악관에 가는 것은 당신이 나타날 때까지 영광이었다”고 격하게 비난했다. 또다른 프로농구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도 트위터에 “트럼프는 그 이름만으로 분열과 분노를 자아낸다”며 “그의 말은 불화를 자극하고 증오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없다’”고 비난 대열에 가세했다.

프로농구협회의 애덤 실버 위원장은 선수들의 발언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프로농구선수협회의 미셸 로버츠 회장은 “백악관 초청 취소는 가슴에 다는 명예 훈장이다”라고 커리를 옹호했고, 커리의 아내 아이샤는 트럼프를 향해 “(멕시코) 지진 피해 구호나 하라”고 비꼬았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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