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심각한 인권침해"를 당했다며 국제사회에 이 문제를 호소할 예정이라고 미국 CNN 방송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합뉴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치소에서 인권침해를 당하고 있다고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이 <시엔엔>(CNN)을 통해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이런 내용이 담긴 문건을 유엔 인권위원회에도 제출할 예정으로 알려져, 박 대통령 쪽이 국제 여론전을 펼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시엔엔>은 17일(현지시각) 서울발 기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국제법무팀인 엠에치(MH)그룹으로부터 ‘인권 상황에 대한 보고서’ 초안을 단독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 문건은 박 전 대통령이 더럽고 차가운 감방에서 지내고 있으며, 계속 불이 켜져 있어 잠을 잘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문건은 박 전 대통령이 하부요통, 무릎과 어깨 부위의 골관절염, 희귀한 부신 이상 증세, 영양실조 등의 만성적인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박 전 대통령의 상태는 계속 나빠지기만 하고 있으나, 그가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있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문건은 박 전 대통령이 바닥에서 잠을 자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구치소 쪽은 접이식 매트리스를 제공했다며, 침대는 한국 구치소에선 필수품이 아니라고 밝혔다. 구치소 쪽은 이밖에도 박 대통령 쪽의 주장을 모두 반박했으며, 그를 비인도적으로 대우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쪽은 이 문건을 18일 유엔 인권위원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방송은 전했다. 한국 인권 상황에 대한 유엔 인권위원회의 정기 조사를 한달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서 이를 유엔 인권보고서에 반영시켜 국제적으로 공론화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엠에치그룹은 박 전 대통령의 국내 법무팀과는 별도이며,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전 대통령의 아들인 사이프 가다피를 변호하는 등 고위급 인사들의 국제법 및 외교관련 소송을 맡고 있다. 지난 13일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박 전 대통령의 구속 기간 연장에 대해 강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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