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레이어스 전 CIA 국장. <한겨레> 자료사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해 미국 행정부에서 나오는 북한에 대한 날카로운 레토릭(말치장)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한반도에서의 전쟁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22일(현지시각) <에이비시>(ABC) 방송의 ‘디스 위크’ 프로그램에 출연해 북한과의 핵전쟁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물론 우려스럽다. 문제는 얼마나 우려스러우냐는 것”이라며 “전쟁이 일어날 것 같지 않다.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잇단 대북 초강경 발언 의도에 대해 “대 중국 커뮤니케이션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 도시에 대한 타격 능력을 확보했을 수 있고, 따라서 트럼프 행정부가 이전 행정부들과는 매우 다른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을 중국에 확실하게 이해시키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런 맥락에서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등 거친 대북 발언들은 “솔직히 말하면 북한이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 당대회를 마친 뒤 시진핑 주석의 (북한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미국은 가능성 있는 형태의 군사적 교전에도 잘 준비하고 있을 것”이라며 “그렇지만 말할 필요도 없이 어떤 시나리오든 험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든 사람이 (군사적 충돌을) 막으려는 것도 이 때문이고, 중국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교적 해법이 가능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여전히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퍼트레이어스 전 국장은 오바마 행정부 시절인 2011년 9월부터 2012년 11월까지 중앙정보국 국장을 지냈다. 그의 후임인 존 브레넌 전 국장은 최근 한반도의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이 20∼25%라며, 너무 높은 확률이어서 우려한다는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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