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사진 밖)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 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달 7~8일 한국 방문 때 비무장지대(DMZ·디엠지)를 시찰하지 않는 쪽으로 사실상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23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 관련 사전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평택) 험프리 미군기지를 방문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디엠지와 캠프 험프리) 둘다를 방문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과정에서 디엠지 시찰은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보인다. 이 관계자는 디엠지 방문이 결정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안전은 우려사항이 아니다”고만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빌 클린턴,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미 대통령들은 한국 방문시 디엠지를 방문해 한국에 대한 방위 약속을 재확인하고 북한에 대해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등도 방한 때 디엠지로 달려가 대형 쌍안경으로 북쪽을 응시하는 자세를 취한 바 있다.
앞서, <워싱턴 포스트>(WP)도 “트럼프 행정부는 디엠지 방문이 북한과의 긴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한국 정부와 국무부의 우려 속에 트럼프 대통령을 디엠지에 보내야 할지를 놓고 입장이 갈렸다”고 전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 논의를 알고 있는 소식통은 “일본에서 한국으로의 도착 시간이 다소 늦어져 한국에서의 일정이 빡빡해진데다 한국 정부 내부의 우려도 일정 정도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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