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와인스틴 사태’인 할리우드 영화감독 제임스 토백(73)의 성폭력 사건 파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톱스타 줄리안 무어(57)가 그한테 당할 뻔한 사연을 폭로했다.
오스카상과 에미상 여우주연상을 받은 무어는 24일 트위터를 통해 1980년대에 토백이 두 차례 길거리 캐스팅을 빙자해 접근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토백이 뉴욕 컬럼버스가에서 “당신을 상대로 오디션을 하고 싶다. 내 아파트로 가자”고 제안해 거부했다고 밝혔다. 한 달 뒤 로스앤젤레스에서 토백을 다시 마주쳤는데, 그때도 정확히 같은 제안을 했다며 “‘나를 기억 못 하냐’고 말해줬다”고 밝혔다.
무어가 폭로한 내용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앞서 보도한 40여년간의 토백의 행태와 일치한다. 토백은 공원, 은행, 약국, 복사 가게 등을 배회하다 마주친 20대 여성에게 접근해 자기 직업을 소개하며 오디션을 제안하는 행동을 상습적으로 해왔다. 상대가 미심쩍어하면 명함을 내밀거나 자신이 등장한 신문 기사를 내밀었다고 한다. 자신이 만든 영화에 출연한 로버트 다우닝 주니어와의 친분도 과시했다고 한다.
‘오디션’ 장소는 호텔, 영화 촬영용 트레일러, 공원 등지였다. 이런 곳에서 여성을 바라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게 그의 습성이었다고 한다. 지금까지 38명이 그의 성폭력을 구체적으로 증언했고, 토백이 접근한 여성은 2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여배우들을 상대로 상습 성폭력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난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처럼 토백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행동을 폭로한 여성들을 알지 못한다거나, 당뇨가 있어서 그런 행위를 할 수 없는 상태였다는 해명을 했다.
이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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