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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궁지 몰린 트럼프, 선거보좌관에 “훌륭한 사람”→“거짓말쟁이”

등록 2017-11-01 14:46수정 2017-11-01 21:12

불리한 진술 파파도풀로스에 “하급 자원봉사자”
“캠프에서 아는 사람 없어…거짓말쟁이” 폄하
지난해 선거운동 땐 “훌륭한 사람” 치켜세워
“파파도풀로스, 트럼프 대리인 행세” 보도도
러시아 연결고리 영국 교수 행각도 속속 드러나
조지 파파도풀로스.
조지 파파도풀로스.
러시아 게이트 특별검사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면서 궁지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캠프 보좌관을 거짓말쟁이로까지 몰면서 방어선을 치고 나섰다. 하지만 이런 반론이야말로 진상을 왜곡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법방해 등의 혐의로 기소된 선거캠프 대외정책 보좌관 출신 조지 파파도풀로스에 대해 지난 31일 트위터로 “조지라는 젊은 하급 자원봉사자는 (캠프에서)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그는 이미 거짓말쟁이로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의 기소 내용에 관한 언론 보도도 “가짜 뉴스”라고 매도했다.

파파도풀로스는 전날 폴 매너포트 전 선거대책본부장, 매너포트의 측근으로 선거캠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릭 게이츠와 함께 기소됐다. 파파도풀로스는 애초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 거짓 진술을 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파도풀로스는 지난해 3월 선거캠프에 들어간 직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약점을 들출 이메일 수천건을 러시아가 갖고 있다고 알려준 영국 교수와 접촉하고 그를 통해 러시아인들을 만난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영국 교수가 트럼프 후보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회동 주선 의사를 밝혔다는 점을 트럼프 후보 및 캠프 고위 관계자들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기소된 3인 중 자신에게 가장 불리한 진술을 하는 파파도풀로스의 위치와 신뢰도를 깎아내리려는 것이다. 세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도 “파파도풀로스는 캠프가 옳은 일을 하는 와중에 누군가는 실제로 올바르지 않은 일을 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사례”일 뿐이라고 말했다. 허커비 대변인은 파파도풀로스가 캠프에서 “극히 제한적인” 일만 하고 공식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며 ‘개인적 일탈’로 몰고 갔다.

조지프 미프수드. 사진 출처: <뉴스위크>
조지프 미프수드. 사진 출처: <뉴스위크>
하지만 미국 언론들의 취재 결과는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3월 <워싱턴 포스트> 편집위원들에게 외교 분야 자문위원회 구성 계획을 밝힐 때 파파도풀로스를 5명의 보좌관 중 하나로 거명하며 “에너지와 석유 컨설턴트로, 훌륭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참모들과 회의할 때 파파도풀로스가 함께 있는 사진도 공개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파파도풀로스가 트럼프 후보의 대리인 행세를 하며 외국 정부 인사들을 만났다고 보도했다.

파파도풀로스와 러시아 쪽을 연결한 영국 웨스트민스터대 런던외교학원 명예학장 조지프 미프수드의 행각도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시엔엔>(CNN)은 몰타 출신으로 외교가에 발이 넓은 미프수드는 파파도풀로스한테 말한 내용을 다른 지인한테도 얘기했다고 보도했다. 기소장에 ‘외국인 접촉자 1’로 묘사된 미프수드는 수사 내용이 과장됐다고 영국 언론에 말했으나, <시엔엔>은 그가 러시아 휴양지 소치에서 푸틴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한 사실을 주변에 자랑했다고 전했다. 다른 지인도 미프수드가 러시아 최고위급 인사 여럿을 안다고 말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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