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원더우먼〉에 출연한 갤 가돗. 사진 워너브러더스.
갤 가돗이 제작 예정인 영화 <원더우먼 2>에서 성추행 혐의로 논란의 중심에 선 제작자 브렛 래트너를 보이콧했다는 보도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가돗은 15일(미국 현지시간) 미국 NBC <투데이쇼>에 출연해 “당신이 원더우먼의 다음 편에서 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브렛 래트너와는 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이 보도가 사실이냐”고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다.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으니까 제가 (브렛 래트너의 성추행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다들 알고 있었어요. 사실을 말하자면, 이 영화를 만드는 데 관여한 사람이 정말 많은데, 모두가 같은 감정을 느꼈어요.”
“무슨 말인지 아시죠? 모든 사람이 어떻게 하는 것
이 옳은지 다들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제가 나서서 뭐라고 할 수 없었던 건 기사가 나오기도 전에 이미 상황이 정리되어 있었기 때문이죠.”
- 갤 가돗의 〈투데이쇼〉 인터뷰 중.
지난 11일 연예 매체
페이지식스는 갤 가돗의 측근 말을 인용해 가돗이 “
래트너가 이 시리즈의 제작에서 완전히 빠지지 않으면 갤 가돗은 원더우먼 속편을 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한 바 있다. 당시 페이지식스는
래트너의 제작사인
랫팩-던엔터테인먼트(
RatPac-Dune Entertainment)가 <원더우먼〉 첫 편에 투자하는 계약을 맺었고, 이 영화가 국제적으로
4억 달러(약 4500억 원)의 수익을 올리면서 ‘두둑한 몫’을 챙겼다고 전했다.
그러나 페이지식스의 기사
가 나간 이후 해당 기사가 ‘잘못됐다’(false)는 보도가 이어졌다.
LA타임스는 두 회사의 관계를 잘 아는 익명의 취재원을 인용해 ‘랫팩-
던엔터테인먼트가 워너브러더스와 맺은 계약은 2018년 봄에 끝나기 때문에 2019년 11월 1일 개봉 예정인 <원더우먼> 속편에는 어차피
래트너가 참여할 일이 없다’며 해당 페이지식스의 기사에 오류가 있다고 전했다.
LA타임스는 이어 워너브러더스가 이미 11월 1일
브렛 래트너의 성추행 의혹이 최초 보도되자마자
브렛 래트너의 또 다른 회사인 ‘
랫팩엔터테인먼트’(
RatPac Entertainment)와의
계약 갱신을 포기했으며,
래트너는 버뱅크에 있는 워너브러더스 사옥에서 자신의 사무실을 철수한 바 있다고 전했다. 국내에서도 몇몇 매체들이 ‘갤 가돗이 브렛 래트너를 보이콧했다는 기사는 가짜뉴스다’라고 보도했지만, 갤 가돗 쪽은 관련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다.
〈투데이쇼〉의 인터뷰는 첫 보도 이후 첫 입장 표명이다. 갤 가돗의 입장 표명을 해석하자면, 자신이 <원더우먼 2>에서 브렛 래트너를 보이콧하는 발언을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은 브렛 래트너가 이미 보이콧당한 상황에서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다.
브렛 래트너의 성추행 및 성희롱에 대한 폭로는 지난 몇 주간 계속됐다. LA타임스는 지난 11월 1일 나타샤 헨스트리지, 올리비아 문을 포함한 6명의 여성 배우들이
브렛 래트너로부터 성희롱 및 성추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최초로 보도했다. 이후
전직 에이전시 직원인 멜라니 쾰러가 페이스북을 통해 래트너가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주장했으며, 배우 엘렌 페이지는 2006년 영화 <엑스맨: 최후의 전쟁>을 촬영을 준비하던 당시 감독이었던
래트너가 제작진 및 출연진이 있는 자리에서 다른 여배우를 가리키며 “그녀가 게이인지 확인하게
성관계를 해보라”고 말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박세회 기자
sehoi.par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