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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10대 성추행’ 무어의 늪에 빠지나

등록 2017-11-27 15:23수정 2017-11-27 21:25

트위터 통해 “민주당 꼭두각시는 안 된다”며
성추행 의혹 논란 빚는 공화 후보 무어 지원
무어 지면 공화 상원 51석…국정 운영 차질
지도부는 무어 반대…지든 이기든 내홍 불가피
로이 무어.
로이 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지도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달 12일 치러지는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궐선거에 점점 깊숙이 발을 담그고 있다. 검사 시절 10대 소녀들을 성추행했다는 파문에 휘말린 로이 무어 공화당 후보를 사실상 지원하고 나선 것이다. 무어 후보가 이기든 지든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내홍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앨라배마와 상원에서 절대로 원하지 않는 것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낸시) 펠로시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의 꼭두각시에 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꼭두각시’는 민주당 후보로 나선 더그 존스를 가리킨다.

그는 “꼭두각시는 범죄와 국경(치안)에는 나약하고, 군인과 참전군인, 수정헌법 제2조(총기 소유권)를 위해선 나쁜 후보”라며 “존스는 재앙이 될 것”이라고 했다. 성추행 혐의를 받는 무어에 대한 직접적 지원 의사는 밝히지 않는 대신, 존스를 비판하는 지능적 방식으로 무어를 밀고 있는 것이다.

무어의 성추행 논란에 침묵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휴가지인 마러라고 리조트로 떠나기 직전 기자들에게 “무어는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그의 말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몸을 풀기 시작했다. 이와 견줘보면 26일 그의 트위터는 한발 더 나아가 좀더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리얼클리어 폴리틱스>의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무어는 존스를 6%포인트 차이로 안정적으로 앞서다가 지난 10일 성추행 폭로 기사가 나온 뒤 고전을 면치 못하다가 21일 현재 0.8%포인트의 차이로 존스에게 역전당했다. 공화당 텃밭인 ‘딥 사우스’(남부 5개주)의 하나인 앨라배마에서 민주당 후보가 선전하는 것 자체가 이변이라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어의 약점에도 불구하고 조금씩 지원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은, 그도 인정했듯이 냉정한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다. 무어가 지면 민주당은 49석으로 늘어나고 공화당은 51석으로 줄어든다. 공화당 내 2~3명의 ‘반골’ 상원의원이 그에게 줄곧 반기를 들었던 점을 고려하면, 앨라배마를 뺏길 경우 세제 개편 등을 밀어붙이기가 어려워진다.

하지만 내년 11월 중간선거까지 내다보는 공화당 지도부의 계산은 좀 다르다. 성추행 논란이 휘발성 높은 전국적 이슈가 돼버려, 자칫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상원 다수당 지위를 내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무어 후보에게 사퇴를 촉구해온 이유이다.

<뉴욕 타임스>는 “공화당 지도부는 무어가 이기든 지든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무어가 지면 말할 것도 없고, 이긴하 하더라도 그를 쫓아낼지 여부를 놓고 수개월 동안 당이 논쟁에 빠져들 수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선거 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지도부의 갈등도 증폭될 수 있다.

한편 미국 정계도 성폭력 폭풍에 휩싸인 가운데, 최다선 현역의원인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도 26일 성명을 내고 법사위원회 간사직에서 물러난다고 밝혔다. 하지만 코니어스는 2015년 사무실 여직원을 성추행하려다 합의금을 주고 무마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전면 부인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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