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의 21세기폭스사 건물 앞을 14일 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월트디즈니의 21세기폭스 인수를 놓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절친’ 루퍼트 머독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월트디즈니는 14일 ‘미디어 재벌’ 머독이 소유한 21세기폭스를 524억달러(약 57조1631억원)에 인수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일찍 머독에게 축하한다고 말한 것으로 안다”며 “이번 건이 일자리 창출에 훌륭한 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며 기대하고 있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현지 언론은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는 데 1년 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수가 완료되면 월트디즈니는 21세기폭스의 20세기폭스 영화스튜디오와 <에프엑스 네트웍스>·<내셔널 지오그래픽> 등 20여개의 채널을 소유하게 된다. 유럽 위성방송 <스카이 티브이>는 인수 대상에 포함됐지만, <폭스 뉴스>와 <폭스 스포츠> 등은 제외됐다.
이는 통신업체 에이티앤티(AT&T)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미국 법무부가 제동을 거는 소송을 낸 것과 온도차가 크다고 <로이터> 통신은 지적했다. 타임워너는 자신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맹공격을 가해온 <시엔엔>(CNN)을 거느린 업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엔엔>에 대해 “가짜 뉴스”라며 비판을 이어가는가 하면, 지난달 22일 에이티앤티의 인수 건을 언급하며 기자들에게 “국익에 해롭다”고 비판했다. 앞서 미국 법무부는 지난달 20일 워싱턴디시 연방지방법원에 통신업계 2위인 에이티앤티(AT&T)의 미디어그룹 타임워너 합병이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며 소송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 뉴스>를 수차례 칭찬해왔다. 자신에게 호의적인 보도가 나올 때마다 트위트를 이용해 찬사를 보냈고, 머독과도 원만한 관계를 이어왔다. <배너티 페어>의 가브리엘 셔먼은 트럼프 대통령이 머독과의 통화에서 <폭스 뉴스>가 인수 협상 대상에서 빠진 것이 확실한지 재차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번 인수 건에 대한 정부의 반독점법 위반 검토와 최종 승인도 무난히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엔엔>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인수 건으로 일자리 창출을 기대한다고 한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보도했다. 리치 그린필드 비티아이지(BTIG) 애널리스트는 오히려 “수천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다. 의미 있는 일자리의 창출이 어떻게 이뤄질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