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현지시각) 정전으로 큰 혼란이 빚어지고 있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에서 이사벨 제이컵스가 컴컴한 터미널에 앉아 뉴욕행 비행기가 뜨기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다. 애틀랜타/ AP 연합뉴스
세계에서 승객 수송 규모가 가장 크고 바쁜 공항이자 미국 항공교통의 허브인 조지아주 애틀랜타 하츠필드-잭슨 국제공항 정전사태가 11시간 만에 수습됐다. 한국에서 애틀랜타를 오가는 대한·델타항공은 정전 사태와 무관하게 정상 운행됐거나 될 예정이다.
미국 <엔비시>(NBC) 방송과 <시엔엔>(CNN) 등 현지 언론은 17일 낮 1시께 이후부터 애틀랜타 국제공항 전력공급이 끊겨 공항 운영의 모든 면에 차질을 빚었으며, 18일 자정(한국시각 오후 2시) 무렵 사태가 마무리됐다고 보도했다.
항공기 정보 제공 사이트인 ‘플라이트어웨어닷컴’은 항공기 1142편이 취소되고, 250편이 지연됐다고 전했다. 미연방항공청(FAA)는 “터미널에 있는 전기장치들이 작동하지 않아 항공기 출발이 지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애틀랜타 공항에 착륙하려던 항공기들도 도착 시간을 늦추거나 회항하고 있다고 <엔비시>가 전했다.
다만 한국 인천공항과 애틀랜타를 오가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정상적인 운항을 했거나 할 예정이다. 항공사 확인 결과, 애틀랜타에서 17일 오전 11시25분 출발 예정이었던 델타항공과 11시55분 출발 예정이었던 대한항공은 모두 정상적으로 출발했다. 한국시각 18일 오전 9시35분 인천공항에서 애틀랜타로 떠날 예정이었던 대한항공은 한 시간 지연됐으나, 한국 폭설로 인한 제설 때문이었다고 항공사 쪽은 설명했다. 이날 오후 6시30분 출발하는 델타항공도 아직 애틀랜타 전력공급이 정상화 될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 현재로서는 정상 출발할 예정이다.
애틀랜타 공항에 발이 묶여 있는 승객들은 공항과 항공사 쪽이 정전된 지 몇 시간이 지나도록 진행상황을 알려주지 않았고, 사람들이 휴대폰과 태블릿 피시를 통해 소식을 파악해야 했다고 불평하고 있다. 탑승을 기다리던 승객들은 깜깜한 터미널과 게이트 앞, 공항검색대 앞에서 초조하게 항공기 운항 재개를 기다리며 시간을 보내고 있다. 대기 승객들이 몰려드는 바람에 공항 식당가도 문을 닫았다. 애틀랜타에서 뉴욕으로 가려던 헤더 커윈은 <시엔엔>에 “사람들이 스마트폰 플래시를 비추며 이동하고 있다”며 “긴급 손전등이 있지만 너무 어둡고 세상에 종말이 온 듯한 느낌이고, 나는 그 지옥에서 나가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정전 무렵 공항에 착륙한 항공기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오도가도 못한 채 몇 시간째 비행기 안에 갇혀 있다. 오후 1시5분께 델타 항공을 타고 착륙한 조디 그린은 인스타그램에 오후 7시까지 비행기 안에 앉아 있다며 글과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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