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아베 신조 정부의 과거사 왜곡 시도에 대해 2015년 초 세계 역사학자들의 비판 성명을 주도한 알렉시스 더든(48·사진)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는 27일(현지시각) “미국은 역사적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명예 회복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야 한다”고 밝혔다. 더든 교수는 이날 외교부 장관 직속 ‘한·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문제 합의 검토 태스크포스’의 보고서와 관련해 <한겨레>와 전자우편을 통해 인터뷰를 했다.
-보고서를 전반적으로 평가하면?
“문재인 정부가 한국 사회의 단면으로서 ‘비밀’ 합의들과 맞서는 것은 진정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강경화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을 통해 일본을 비난하기보다는 한국 내부(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었다. 한국 현대사에서 1905년, 1907년, 1910년, 1965년에도 일본과 ‘비밀 합의들’이 있었다. 이번에 새로운 것은 문재인 정부가 생존 피해자들을 위해 한국을 대표해 이 문제에 책임을 지겠다는 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한-일 관계를 관리해야 하는 현실과 재협상을 요구하는 여론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을 것 같다.
“문재인 정부한테는 어려운 과제다. 특히 아베 정부가 피해자들의 정당한 고통을 묵살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정책 결정자가 아니기 때문에 무엇을 제안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몇 가지 떠오는 것들이 있다. 첫째, 한국 정부가 10억엔을 일본으로 돌려보내 이번 사안과 관련한 ‘돈 문제’를 해소해버리는 것이다. 이 돈은 끔찍한 체제의 피해자들 역사에 대해 일본인을 교육할 수 있는 기금을 조성하는 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피해자들이 돈에 관심이 없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그냥 ‘환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일본 정부가 ‘2015년 12월 합의문’에 나와있는 대로 이런 역사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점을 평가하면서도, 소녀상을 둘러싼 어떤 논쟁도 협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 평화의 소녀상은 생명을 빼앗긴 많은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것인 동시에 젊은 여성과 소녀, 소년들을 겨냥한 미래의 전시 폭력 발생을 종식하기 위해 우리가 집단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인들은 한국인 피해자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일본, 대만,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괌, 사이판 등 다른 피해 국가들의 지지자들과 공동으로 노력해 이런 역사에 대한 논의를 계속 확장해야 한다.”
-이번 보고서가 한-일 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한국은 생존 피해자들 입장에서 보면 너무나 형편없는 결과를 만들어낸 과정을 조사함으로써 한국인을 위해, 그리고 이 역사의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 정당한 일을 한 것이다. 이제 이 역사적 범죄의 피해자들이 당한 고통을 국가가 인정함으로써 명예 회복을 해줄 것인지를 수용하는 것은 일본의 책임이다. 일본이 이것을 하면 통합되고 번영된 지역의 미래를 이끌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보는가?
“미국은 한국이 올바른 일을 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하며, 역사적 성노예 피해자에 대한 명예 회복의 중요성을 계속 강조해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미국 정부가 동맹국들의 협력이 필요한 시점에 지역(국가들)을 통합시키는 길이다.
-덧붙일 말이 있다면?
“역사학자로서, 한국과 일본의 소수의 올바르지 못한 몇몇 관리들이 법 위에서, 또는 법 밖에서 일할 수 있다고 여전히 믿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돼 흥미롭다. 이런 방식은 아주 오래전에 있었던 일인데, 이제 시대가 변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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