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주 브라이언트 공원 분수가 28일 강한 한파로 꽁꽁 얼었다. 시민들이 얼어붙은 분수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동북부를 중심으로 10여년 만의 기록적 한파가 몰아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구 온난화를 비꼬는 트위터를 올려 구설수에 올랐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동부지역에서 기록적으로 추운 새해를 맞이하게 됐다”며 “우리가 대응하기 위해 수조달러를 지불하려 했던, 그 좋은 옛적 ‘지구 온난화’를 조금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어 “따뜻하게 걸치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연말을 맞아 플로리다주 팜비치로 휴가를 떠난 트럼프 대통령이 기상학자들을 조롱할 기회를 얻었다”고 냉소했다. 남부 플로리다주의 기온은 섭씨 20도 정도로 온화하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날씨와 기후의 차이를 알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부터 지구 온난화 개념을 두고 “중국이 미국 제조업계를 덜 경쟁적으로 만들기 위해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모두 불신해왔다. 당선 후 환경 규제 철폐론자를 환경보호청장자리에 앉혔고, 지난 6월에는 파리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2년 11월에도 비슷한 트위트를 남긴 적이 있다. 그는 “뉴욕에 눈이 내리고 매우 춥다. 우리에겐 지구온난화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2013년 5월에도 또다시 “밖이 얼고 있다. 도대체 지구온난화는 어디에 있는가”라고 남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2년 트위터에 남긴 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3년 트위터에 남긴 글.
이날 뉴욕주 워터타운의 기온은 영하 32도까지 떨어졌다. 이는 1993년 영하 23도 이후 가장 추운 날씨로 기록됐다. 미네소타주 인터내셔널 폴스는 1923년 이후 가장 추운 영하 36도를 기록했다.
미국 국립기상청은 차가운 공기가 수분을 머금은 호수 위를 지나며 눈구름을 만드는 ‘호수 효과’(Lake-Effect)로 펜실베이니아주 에리카운티 등 동부 지역에 폭설이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 당국은 당분간 추위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저체온증과 동상을 피하기 위해 실내에서 활동할 것을 당부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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