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한 상점에서 1일 시민들이 기호용 마리화나에 대한 판매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오클랜드/EPA 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1일부터 기호용 마리화나의 판매가 허용됐다. 세계 최대 마리화나 시장이 열렸다는 기대감과 함께, 지역 치안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가 공존한다.
<에이피>(AP) 통신은 이날부터 캘리포니아주에 거주하는 21세 이상 성인은 1온스(28.34g) 이하의 마리화나를 구매, 소지, 운반, 섭취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가정에서도 최대 6그루의 마리화나를 재배할 수 있으며, 구매자는 상점에서 맛보기 흡연을 해볼 수 있다. 공공장소나 학교, 복지센터 등 아동보호지역 인근, 차량에선 흡연이 금지된다. 사탕이나 팝콘, 아이스크림, 쿠키, 음료수 등 마리화나가 들어간 식품들이 모두 허용된다.
마리화나 성분이 들어간 브라우니가 1일 미국 캘리포니아 데저트핫스프링의 한 상점에 진열돼 있다. 데저트핫스프링/AFP 연합뉴스
2016년 주민발의 64호가 통과되면서, 주정부는 이날부터 상점 90여곳에서 기호용 마리화나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 <비즈니스 인사이더>를 보면 이번 합법화로 캘리포니아주 마리화나 시장 규모는 올해 37억달러(약 3조9265억원), 내년엔 5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정부에 걷히는 세수만 10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캘리포니아주는 콜로라도주, 워싱턴주, 오레곤주, 알래스카주와 네바다주에 이어 6번째로 기호용 마리화나를 합법화했다. 의료용 마리화나가 합법화된지 20년만이다. 올해 안에 매사추세츠주와 메인주도 판매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매가 허용된 이날 오전 6시부터 상점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샌디에이고 베이파크에서 마리화나 상점을 운영하고 있는 윌 센은 “낮 12시까지 350명 이상이 매장을 찾았다”면서 “많은 이가 오길 바랐고, 준비했지만 이런 관심은 예상을 넘어선 것”이라고 밝혔다.
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기호용 마리화나 판매가 합법화된 가운데 데저트핫스프링스에 있는 상점 그린펄오가닉스에서 마리화나가 미리 포장돼 종류별로 분류돼있다. 데저트핫스프링스/AFP 연합뉴스
캘리포니아주는 미국에서 인구(3925만명)가 가장 많다. 한인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주이기도 하다. 이번 변화로 마리화나가 미국 주류사회에 급속도로 편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결정의 악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빗발친다. 캘리포니아 경찰청장회는 “젊은이들이 위험에 노출되고, 약에 취한 운전자들이 증가할 것”이라며 암시장 감시 비용과 새 규정을 위한 치안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비판했다. <뉴욕 타임스>도 기호용 마리화나 합법화로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늘어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방정부가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2014년부터 기호용 마리화나가 유통돼 온 콜로라도주에선 마리화나 양성 반응을 나타낸 운전자가 연루된 교통사고의 사망자수가 2016년, 2013년과 비교해 2배까지 늘어났다. 마리화나와 관련된 통증으로 응급실을 이용한 비율도 35% 증가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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