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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의 ‘갑질 외교’, 이번엔 팔레스타인 원조 중단 위협

등록 2018-01-03 10:53수정 2018-01-03 22:49

‘예루살렘 선언’에 반발하자 원조 중단 압박
“수억달러 지불하고도 감사와 존경 없다”
팔레스타인 “우리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
트럼프, 1일 파키스탄에도 원조금 중단 밝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를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난달 31일 가자에서 파타 53주년을 기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가자/신화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이끄는 파타를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지난달 31일 가자에서 파타 53주년을 기념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가자/신화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팔레스타인에도 원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 미국의 말을 듣지 않으면 원조를 중단하겠다는 트럼프식 ‘갑질 외교’가 도를 넘고 있다.

트럼프는 2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팔레스타인이 더이상 이스라엘과 협상하려 하지 않는다고 비난하면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대한 미국의 원조 자금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미국은 “팔레스타인에 1년에 수억달러를 지불하고도, 감사와 존경을 받지 못한다”며 “그들은 한참 전에 협상해야 할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조차도 원치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팔레스타인이 평화를 더이상 논의하지 않는데, 우리가 왜 그들에게 이런 막대한 지불을 계속해야만 하는가?”라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지난 12월6일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일방적인 선언으로 이슬람권 국가들의 집단적 반발을 사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항의 표시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중동평화 협상을 거부하자, 이런 트위터 글을 올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하난 아슈라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집행위원은 성명을 통해 “우리는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마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대변인인 나빌 아부 루데이나도 3일 <아에프페>(AFP) 통신에 “우리는 협상 복귀에 반대하지 않지만,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독립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를 인정하는 국제법과 결의들에 근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예루살렘은 팔레스타인 국가의 영원한 수도이고 금이나 큰 돈으로 팔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최근 미국에 순종하지 않는 국가들을 향해 원조 중단을 위협하거나 실제로 분담금이나 원조를 끊고 있다.

그는 1일 새해 첫 트위터에 “미국은 지난 15년 동안 어리석게도 파키스탄에 330억달러(약 35조원) 이상을 원조했다”며 “그들은 우리가 아프가니스탄에서 테러리스트들을 잡는 것에 거의 도움을 주지 않고 테러리스트들에게 안전한 피난처를 제공하고 있다. 더는 안 된다!”는 글을 올렸다. 이날 오후 라지 샤 백악관 대변인은 의회가 2016 회계연도에 승인한 파키스탄에 대한 군사 원조 2억5500만달러(약 2654억원)를 집행할 계획이 없다며 원조 중단을 공식 발표했다. 해당 원조금은 지난해 8월에 지급이 예정돼 있었지만 테러 소탕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미국이 지급을 보류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유엔 총회에서 ‘예루살렘은 이스라엘의 수도’라는 그의 선언을 거부하는 결의안이 상정되자, 이에 찬성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는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그는 표결 전날인 20일 기자들에게 “그들은 수억달러, 심지어 수십억달러를 가져가고 우리한테는 반대하는 투표를 한다”며 “우리를 반대하는 투표를 하게 내버려둬라. 우리 돈이 절약된다.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 결의안은 트럼프의 협박에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며칠 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는 2018∼2019 회계연도 미국의 유엔 지원 예산을 2년 전보다 2억8500만달러(약 3078억원) 줄이겠다고 밝혔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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