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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배넌 “트럼프 일가 반역행위”…트럼프 “배넌 미쳤다”

등록 2018-01-04 11:15수정 2018-01-04 20:55

배넌, 러시아 접촉 놓고 트럼프 아들·사위 비난
뮬러 특검 ‘러시아 스캔들’ 수사에도 영향 줄 듯
트럼프 “해임될 때 일자리뿐 아니라 정신도 잃어”
가족·백악관 총출동해 배넌 맹비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자 전략가였던 스티븐 배넌(오른쪽) AFP/연합뉴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그의 대통령 당선의 일등공신이자 전략가였던 스티븐 배넌(오른쪽)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스티브 배넌 전 백악관 수석전략가와 이전투구의 싸움에 들어갔다. 배넌이 트럼프 진영과 러시아의 대선 개입 공모에 대해 비난한 것이어서, 이를 다루는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또 배넌이 트럼프 지지층의 한 축인 백인민족주의 세력을 대표하는 인물이어서, 트럼프 지지층의 분열도 가시화되고 있다.

트럼프는 3일 백악관이 낸 성명을 통해 “스티브 배넌은 나와 나의 대통령직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며 “그가 해임됐을 때 그는 자리뿐만 아니라 정신도 잃었다”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스티브는 내가 17명의 후보들을 패퇴시키고 대통령 후보직을 이미 따낸 뒤에 나를 위해 일한 참모이다”며, 그가 자신의 대통령 당선에 기여하지 못했음을 지적했다.

배넌은 최근 출간된 <분노와 화염: 트럼프의 백악관>에서 트럼프의 아들 등 가족들을 비난하는 인터뷰를 하자, 트럼프가 이같은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영국 신문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배넌은 저자인 마이클 울프와의 인터뷰에서 2016년 대선 기간 동안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의 아들과 러시아 쪽의 만남은 ‘반역적’이고 ‘비애국적’이었다고 비난했다.

배넌은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진행중인 미국 대선에서 러시아와 트럼프 쪽의 개입 공모 수사에서 대상이 될 수 있는 사안들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배넌은 러시아와의 공모에 대한 특검의 수사는 돈세탁에 집중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그들은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텔레비전에서 돈 주니어(트럼프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약칭)를 계란처럼 박살낼 것이다”고 예측했다.

배넌은 특히 2016년 6월 트럼프타워에서 아들 주니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폴 매너포트 당시 선대위원장이 러시아 변호사 나탈리아 베셀니츠카야를 만난 것을 비난했다. 당시 만남에서는 힐러리 클린턴 당시 민주당 후보에게 죄를 덮어씌우게 할 수 있는 서류가 약속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은 외국에 의해 미국 민주주의가 공격받을 수 있는 잠재적인 위험을 연방수사국에 경고하는 대신에, 트럼프 주니어는 이메일을 통해서 “아주 좋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 만남은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에 의해 폭로되자, 트럼프 주니어는 어떠한 자료도 결과적으로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배넌은 트럼프 주니어가 아버지를 이 만남에 연루시켰다고 추측했다. 그는 “돈 주니어가 이를 움켜쥐고 26층에 있는 아버지 사무실에 올라가지 않았을 가능성은 제로이다”고 말했다.

트럼프타워 회동은 미국 대선에 대한 러시아와 트럼프 진영의 개입 공모를 수사하는 뮬러 특검의 핵심 조사 대상이다. 이 회동에 참가한 매너포느는 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배넌 역시 이 트럼프타워 회동을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핵심으로 지목한 것이다.

트럼프뿐만 아니라 그 가족, 백악관은 격앙된 반응에 휩싸여 있다. 트럼프는 배넌이 중요한 인물이 아니었음을 강조하는데 집중했다. 그는 “스티브는 나와 일대일 만남을 거의 하지 못했다”며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우롱하려고 마치 영향력이 있는 듯이 행세한다”고 비난했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백악관 기자단에게 전달한 성명에서 이 책이 “허위와 오도된 주장으로 가득찼다”며 “쓰레기같은 타블로이드 소설”이다고 비난했다. 그는 정례 브리핑에서도 트럼프가 배넌의 언급에 “분노하고 혐오”했다며 “절대적인 분노에 차서 대통령의 아들을 쫓아다니는 것은 사람들의 호감을 얻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배넌이 앨라배마에서 민주당 상원의원을 당선시킨 책임이 있다는 비난 글들을 트위터에 계속 올렸다. 트럼프 주니어는 “스티브 고마워, 그 대단한 일들을 계속해”라고 비꼬았다. 배넌은 지난해 12월의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성추행 혐의를 받는 극우파인 로이 무어를 공화당 후보로 밀었으나, 무어는 패배했다.

트럼프 주니어는 또 “스티브는 백악관에서 일하고 조국에 봉사할 영예를 가졌으나, 불행하게도 그런 특권을 낭비하고 그 기회를 대통령을 뒤에서 칼로 찌르고, 학대하고, 거짓말하고, 기반을 허무는 악몽으로 바꾸었다”며 “스티브는 전략가가 아니라, 기회주의자이다”고 비난했다.

배넌이 지난 8월 백악관을 떠날 때 트럼프는 그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는 당시 “스티브 배넌에게 그의 노고에 감사한다. 그는 사기꾼 힐러러 클린턴에 대항해 내가 출마할 때 선거운동진영에 왔다. 훌룡했다. 고맙다 스티브”라고 적었다. 배넌 역시 백악관을 나가 밖에서 트럼프를 위해 기성세력과 싸울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최고경영자’를 역임한 배넌은 백악관에서 수석전략가 겸 고문을 지내며, 트럼프 정권의 설계사라는 평을 들었다. 그의 보호무역주의와 백인민족주의는 트럼프를 열렬히 지지한 백인 중하류층의 백인민족주의 세력을 대표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의 사위인 쿠슈너 및 존 켈리 비서실장과 갈드을 빚으며, 경질됐다. 배넌은 앨라배마 상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 주류세력이 반대하고 트럼프도 주저했던 로이 무어를 강력히 후보로 밀었다가 선거에 패배하면서, 트럼프와의 관계가 악화된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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