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결국 25만명에 가까운 엘살바도르 출신 이민자들을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국토안보부는 8일 중미 엘살바도르 출신자들에게 허용해오던 ‘임시보호 지위’(TPS)의 갱신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엘살바도르 이민자 상당수는 2001년 1월 강진 이후 미국으로 건너왔고, 18개월짜리 임시보호 지위를 연장하며 17년간 합법적으로 거주했다.
커스틴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은 “엘살바도르는 지진으로 파괴된 기간시설을 상당 부분 복구했고 지원도 많이 받았다”며 “2001년 지진을 이유로 임시보호 연장을 정당화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 지위로 머물던 엘살바도르인은 3월9일 기한이 만료되면 18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다른 비자를 받거나 미국을 떠나야 한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 가운데 가장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는 조처”라고 우려했다. 앰네스티인터내셔널 미국지부는 “그들이 미국에서 낳은 시민권자 자녀한테도 파괴적 배신이 될 것”이라며 “부모가 엘살바도르로 강제 귀국하면 미국인 자녀들이 부모와 떨어져 갈취, 유괴, 갱단 가입, 성폭력에 직면할 수 있다”고 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총 10개국, 43만7000명에게 임시보호 지위를 발급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수단·아이티·니카라과 이민자들의 지위 갱신을 중단한 데 이어 올해 네팔·소말리아·시리아·예멘 이민자들의 운명도 결정할 예정이다.
전정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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