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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거지 소굴” 망언 트럼프, 있지도 않은 F-52 팔았다고?

등록 2018-01-12 15:48수정 2018-01-12 20:59

중미·아프리카 겨냥 “거지소굴 이민 받아야 하나”
“이민자는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받아야”
전날엔 있지도 않은 ‘F-52 전투기’ 판매 자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형법개혁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형법개혁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미와 아프리카 국가를 ‘거지 소굴’(shithole)이라고 불러 파문이 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여야 의원 6명과 백악관에서 비자 추첨제도 쿼터를 엘살바도르나 아이티, 아프리카 국가들처럼 임시보호지위(TPS)를 이용했던 국가들에 돌리는 방안을 논의하다 “왜 우리가 거지 소굴에서 온 이민자를 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왜 우리에게 아이티인들이 더 필요한 거냐”며 “그들을 내보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 같은 나라에서 이민자를 더 받아야 한다”는 말도 했다. 전날 에르나 솔베르그 노르웨이 총리와 회담한 것을 떠올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쓴 ‘시트홀’이란 단어는 어원을 따지면 항문을 뜻한다. 험한 말을 잘 쓰는 트럼프 대통령이지만 그래도 도가 지나치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아이티 이민 2세인 공화당 미아 러브 하원의원은 “대통령의 발언은 불친절하고 분열적이고 엘리트주의적이며 우리나라 가치에 역행한다”며 사과를 요구했다. 비센테 폭스 전 멕시코 대통령은 “세상에서 제일 더러운 ‘시트홀’은 트럼프의 입”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라지 샤 백악관 부대변인은 “일부 의원들은 외국을 위해 싸우기로 했다. 반면 대통령은 언제나 미국 시민을 위해 싸운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옹호했다.

이민 문제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못 말리는 화법은 거듭 소란을 일으켰다. 지난해 6월 이민 비자 관련 회의를 하다 아이티 출신은 “모두 에이즈 감염자”라고 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나이지리아 출신은 “미국을 한번 보면 그들의 오두막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솔베르그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노르웨이에 F-52와 F-35를 인도하기 시작했다”고 실언하기도 했다. F-52는 존재하지 않는 기종인데, 게임 ‘콜 오브 듀티: 어드밴스트 워페어’에 등장하는 가상 전투기가 이 이름을 쓴다. <워싱턴 포스트>는 최신예 전투기 F-35를 노르웨이에 52대 팔기로 했는데, 이를 뒤섞어 생각하다 ‘F-52’가 만들어진 것 같다고 추측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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