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을 수사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과 관련한 특별검사의 조사를 2~3주 안에 받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특검의 조사를 “기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변호사들과 협의해 2~3주 내로 로버트 뮬러 특검에게 신문 받는 것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가능한 빨리 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그들(특검 쪽)이 2~3주 내로 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선서를 하고서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도 확인했다. 그는 “절대적으로 선서를 하고 조사를 받겠다”고 말했다. 선서를 하고 조사를 받으면 위증을 할 경우 처벌된다. 그는 자신에게 쏠리는 혐의와 관련해 “(러시아와의) 공모는 전혀 없었고, (사법) 방해도 전혀 없다”고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변호사들은 그가 뮬러 특검의 신문을 받아야 하는지를 놓고 숙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소식통들을 인용해 전했다. 변호사들은 조사를 서면으로 할지, 뮬러 특검과 대면하는 직접조사를 받을지, 두 가지를 병행할지를 놓고 토론하고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특정 주제에만 대답하는 방식도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 달 전에는 “선서를 하고 신문 받을 준비가 100% 됐다”면서도 “그런 일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모가 없었고, 어떤 차원에서도 공모가 발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문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특검의 조사에 소극적이던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선회한 것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에 대한 조사로 수사망이 좁혀지는 데다 불리한 정황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뒤 앤드류 매케이브 부국장을 불러서 대선 때 누구에게 투표했냐고 묻는 등 압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의혹도 사고 있다. 이 보도가 나온 뒤 특검이 세션스 장관을 조사했다는 것이 23일 알려졌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에게 투표에 관해 물어본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매케이브 부국장은 당시 대통령 집무실에서 그런 질문을 받은 것은 충격적이었다며, 자신은 대선 때 투표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고 반박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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