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았던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 부국장이 사임한다고 29일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힐러리 클린턴 전 민주당 대통령의 개인 이메일 수사와 관련해 사퇴압력을 받았던 앤드루 매케이브 연방수사국 부국장이 결국 사임했다.
매케이브 부국장은 연금 수령이 가능한 정년 날자인 오는 3월18일에 앞서 사임당했다고 <시비에스>가 29일 보도했다. 매케이브는 휴가를 내는 형식으로 정년보다도 한 달 반 정도 일찍 부국장 업무를 그만두는 것이라고 <시비에스>는 보도했다.
매케이브는 사임은 트럼프가 그를 그만두기를 원한다는 보도가 나온지 1주일만에 나온 것이다. 트럼프는 크리스토퍼 레이 연방수사국장에게 매케이브를 해임하라는 압력을 넣었다고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레이는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으로부터 매케이브를 해임하라는 압력을 받자, 차라리 자신이 그만두겠다며 맞섰다고 <악시오스>는 덧붙였다.
트럼프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의 개인 이메일 사용에 대한 연방수사국의 수사가 불공정하다며 그 수사 책임자인 매케이브 부국장을 비난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매케이브 부국장의 부인이 2015년에 민주당 후보로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한 점을 들어 그를 민주당 쪽고 유착됐다고 주장해왔다. 트럼프는 지난달 성탄 전야에는 트위터를 통해 "(매케이브가) 모든 연금혜택을 받고 은퇴하기까지 90일이 남았다고?"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트럼프는 지난해 5월 제임스 코미 당시 연방수사국장을 해임한 뒤 매케이브를 불러서 대선 때 누구에게 투표했냐고 물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보도했다. 매케이브는 이에 대해 자신은 투표하지 않았다고 대답했다며, 당시 트럼프의 질문은 당혹스러운 것이었다고 밝혔다.
새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은 매케이브의 사임에 대해 “이 결정은 백악관이 내린 것이 아니다”며 “대통령은 이 결정 과정의 일부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트럼프 쪽에서는 매케이브의 이런 사임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매케이브가 사임 결정을 내리고도 연금 수혜를 위해 휴가를 쓰는 방식으로 3월까지 남기로 한 것이라며 “미국 납세자가 그의 여생에 돈을 대는 상황에 강제로 처했다”고 말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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