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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증시 자랑하다 증시에 발목 잡힌 트럼프

등록 2018-02-06 15:45수정 2018-02-06 20:52

주가 상승 자랑하다가 폭락에 진퇴양난
트럼프의 정책이 증시에 부정적
‘감세→금리인상→증시 하락’ 예상
5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4.6% 급락한 가운데, 한 거래인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5일 뉴욕 증시에서 다우존스 지수가 4.6% 급락한 가운데, 한 거래인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뉴욕/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 오하이오 블루애시의 한 공장을 방문해 자신의 취임 이후 미국 경제가 좋아졌다는 자랑을 했다. 자랑 중에서 빠진 것이 하나 있었다. 주가였다. 그의 공장 방문을 알리는 텔레비전 화면은 이날 다우 지수 폭락을 알리는 속보 자막도 함께 내보냈다. 그가 공장에서 연설을 마칠 때쯤 다우 지수는 무려 1600포인트나 떨어졌고, 나중에 간신히 1175포인트로 낙폭을 줄이며 장을 마쳤다.

트럼프만큼 증시 상승을 자신의 업적으로 자랑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 그는 1월달에만 증시 상승이 자신의 업적이라고 적어도 25번이나 언급했다. 지난주 국정연설을 하던 날에 다우 지수가 363포인트나 떨어졌는데도, 그는 취임 이후 “증시가 연속적으로 기록을 깨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역대 대통령들이 주가 상승을 업적으로 자랑하지 않은 것은 주가가 폭락할 경우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공보비서인 제이 카너는 “우리는 재임 기간 중에 증시가 두배나 올랐지만 허풍떨지 않았다”며 “주가 상승이 우리 때문이라고 말하면 폭락할 때 그 책임을 져야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지금 트럼프의 백악관은 증시 폭락을 무시하기도, 그렇다고 이를 설명하기도 곤란한 입장에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돌아온 뒤에야,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주가와 관련한 이례적인 성명을 냈다. “대통령의 초점은 장기적인 경제 펀더멘털이다. 이는 강화되는 미국의 경제성장,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 미국 노동자들의 상승하는 임금으로 여전히 이례적으로 강력하다”는 내용이다. 그는 특히 “대통령의 감세와 규제개혁은 미국 경제를 더 확장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백악관이 강조하는 트럼프의 감세는 증시 하락을 재촉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최근 증시 폭락은 지난 2일 노동부의 일자리 통계로 촉발됐다. 완전고용에 접근하면서 임금이 예상보다 빠르게 상승한다는 내용이었다. 임금상승은 노동자에게 좋은 소식이나, 투자자들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징후로 받아들인다.

경제 분석가들은 현재 미국 경제에 부양책이 필요없는데도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 12월 1조5천억달러 규모의 감세안을 통과시켜서 기름을 부었다고 경고한다. 감세에 더해 트럼프가 구상하는 1조5천억달러 규모의 사회간접자본 구축 사업은 임금과 물가 상승을 더욱 재촉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연방정부는 올해 지난해 5190억달래의 거의 두배 규모인 1조달러 채권 발행을 계획하고 있어, 시중 금리를 더 가파르게 인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가 업적으로 자랑하던 증시는 이제 가장 위태로운 아킬레스건으로 변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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