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교사 무장’ 주장한 트럼프…또 산으로 가는 미국 총기 규제

등록 2018-02-22 17:00수정 2018-02-22 21:06

‘교사 무장’은 전국총기협회의 오랜 주장
총기금지 구역 폐지도 주장…미국교사연맹은 반대 뜻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플로리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등에서 총기난사 참사를 겪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학교 총기사고 해법으로 교사 무장을 제시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맨 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21일 백악관에서 플로리다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등에서 총기난사 참사를 겪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있다. 학교 총기사고 해법으로 교사 무장을 제시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플로리다 고교 총기난사 참사를 겪은 생존 학생들의 눈물 어린 총기 규제 호소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엉뚱하게도 “교사들의 무장”이 학교 총기 사건 해법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총기 관련 로비 단체인 전국총기협회(NRA)가 주장해온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 백악관에서 총기난사 사건을 겪은 학생과 학부모들을 만나 “총기에 능숙한 교사가 있다면 총기 공격을 아주 신속하게 잘 끝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 훈련 받은 무장 교원이 있다면 경찰이 출동하는데 걸리는 10분 이전에 총기 공격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교사들 중 20%가 훈련을 받고 총기를 보이지 않게 소지할 수 있다고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총기 금지구역 폐지도 주장했다. 그는 “미치광이들이 보기에 총기 금지구역은 ‘우리에게 반격 총탄이 날아오지 않기 때문에 들어가서 공격하자’는 것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교사들이 특별 훈련을 받고 배치되면 그런 총기 금지구역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 무장과 총기 금지구역 폐지는 전국총기협회가 오래전부터 주장해온 내용이다. 전국총기협회 등은 총기가 문제가 아니라 총기를 소지한 사람이 문제라며, 총기 규제는 나쁜 의도를 가진 총기 소지자만 유리하게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날 백악관에 초대된 학교 총기 사고 희생자의 친지들은 격앙된 감정과 분노를 쏟아내며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방안에 동조하는 이도 있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지난 14일 플로리다의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 총기난사 희생자의 가족으로는 유일하게 이날 백악관 토론에 참석한 헌터 폴락은 “교내에 더 많은 총기가 있다면 안전한 학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2012년 코네티컷주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난사 때 아들이 숨진 니콜 하클리는 “교사들을 총기로 무장시키기보다는 처음부터 그런 행동을 막을 수 있는 지식으로 그들을 무장시켜야 한다”고 반박했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모임을 교원 총기 소지에 대한 여론 탐색 기회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총기 구매시 신원 조회 강화와 총기 구입 연령 기준을 높이는 것은 찬성한다고 밝혔다.

랜디 와인갈튼 미국교사연맹(AFT) 회장은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총은 절대적으로 학교에 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라며 교사 무장에 반대했다. 그는 “학교나 교회에 AR-15 반자동 소총을 소지하고 들어가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대비하지 못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로리다 총기난사 사건으로 딸을 잃은 프레드 구텐버그는 “오늘 내가 들은 내용은 우리가 학생과 교사를 무장시켜 교실 복도에서 총싸움을 하라는 것이다. 난장판이 될 것”이라며 “분노를 참을 수 없다. 진정한 해결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플로리다 총기난사 사건이 일어난 브로워드 카운티의 로버트 런시 교육감은 “교사들의 손에 총을 쥐어주기를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워싱턴 백악관 앞과 시카고 등 미국 전역 도시에서는 총기 규제를 요구하는 집회와 행진이 벌어졌다. 마저리 더글러스 스톤맨 고교 학생 100여명은 플로리다주 주도 탤러해시의 주의회 앞에서 시민들과 함께 시위를 벌였고, 백악관 앞에는 수백명이 모여 “전국총기협회는 물러가라”는 구호를 외쳤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