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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교사 무장시키자”던 트럼프, 교사 총기 발사에 난감

등록 2018-03-01 11:12수정 2018-03-01 16:49

조지아주 고교 50대 교사가 교실서 권총 발사
학생들, 교사 무장시키자는 트럼프 비난
교실에서 권총을 발사해 체포된 교사 랜들 데이비드슨.
교실에서 권총을 발사해 체포된 교사 랜들 데이비드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학교 총기 사고 대처를 위해 교사들을 무장시키자는 제안을 한 가운데, 미국 고교에서 교사가 권총을 발사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시엔엔>(CNN)은 조지아주에 있는 댈튼 고교에서 28일 50대 사회 교사가 권총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학교 교사 랜들 데이비드슨(53)이 오전 11시30분께 교실 문을 잠그고 학생들을 들어오지 못하게 하면서 소동이 시작됐다. 교장이 문을 따려고 열쇠를 꽂는 순간 데이비드슨이 밖을 향하는 창문으로 권총 한 발을 쐈다. 학교는 곧 폐쇄됐고, 경찰이 학생들을 소개시켰다. 30여분쯤 지나 데이비드슨은 자수 의사를 밝히고 체포됐다. 경찰은 “데이비드슨이 누군가를 해치려고 총을 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데이비드슨은 이 학교에서 2004년부터 교사로 재직했으며, 학교 풋볼팀을 위한 라디오 중계도 맡아 왔다. 총을 쏜 이유는 즉각 알려지지 않았다. 데이비드슨이 경찰과 대치중일 때 “이상한 소리”를 지껄였다고 한 것을 보면 정신적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추측이 나온다. 교장 스티브 바투는 “데이비드슨은 훌륭한 교사였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학생 한 명이 대피 중 넘어져 발목을 삐었을 뿐이다. 하지만 2월14일 플로리다주 마저리 스톤맨 더슬러스 고교 총기난사로 17명이 사망한 직후 발생한 사고라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극심한 공포를 겪었다. 댈튼 고교에서는 2월21일에 이튿날 공격이 가해질 수 있다는 내용의 메모가 발견됐는데, 이번 총격과 관련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사고는 학교 총기난사에 대한 해법으로 교사들을 무장시키자는 제안을 한 트럼프 대통령을 난처하게 만들고 있다.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경험을 한 댈튼 고교 학생들은 소셜미디어에 글을 올려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비난했다. 한 학생은 “내가 좋아하는 선생님이 문을 막고 총을 쐈다. 우리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학교 건물 뒤로 대피했다. 학생들은 (넘어져서) 짓밟히고 울부짖었다. 그래도 교사들을 무장시키는 게 우리를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인가”라고 따졌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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