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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유럽 차에도 관세 예고…전면전 치닫나

등록 2018-03-04 14:55수정 2018-03-04 19:10

3일 트위터에서 “그들은 우리 자동차 판매못하게 만들어”
2일엔 “무역전쟁 좋은 것이며 이기기 쉽다” 정면돌파 시사
유럽연합, 오토바이·위스키 등 미국산 보복 관세 대상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헬기에서 내려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헬기에서 내려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수입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모든 국가에 일괄 고율 관세’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침에 대해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세계 각국이 보복관세를 천명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시 ‘유럽산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매기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안팎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무역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올린 트위터를 통해 “유럽연합이 그곳에서 사업하는 미국 기업들에 대해 이미 엄청나게 높은 관세와 장벽을 더 높이려고 한다면 우리도 미국으로 거침없이 들어오고 있는 그들의 자동차에 대해 세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그는 이어 “그들은 거기서 우리 자동차 판매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엄청난 무역적자!”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언급은 미국 자동차시장에서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베엠베(BMW), 폴크스바겐, 아우디 등 유럽 브랜드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뉴욕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및 미국 재계 지도자들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철강에 ‘25% 일괄 관세’ 및 알루미늄엔 ‘10% 일관 관세’라는 자신의 결정을 고수하겠다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에도 “무역전쟁은 좋은 것이며 이기기도 쉽다”는 트위터를 올리는 등 안팎의 반발에 정면돌파할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복잡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럽 자동차 회사들이 미국에 공장을 세워 이미 수천명의 미국인을 고용하고 있는 데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미국인에겐 익숙하지 않은 다른 브랜드들을 달고 유럽에서 상당한 양의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호기’는 역설적으로 본인도 안팎의 압력이 만만치 않음을 의식하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궁지에 몰릴 때마다 더 강한 레토릭(말 치장)을 쏟아내곤 했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선 무역 문제에 정치적 사활을 걸다시피 하고 있어 쉽게 물러서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도 트럼프 대통령의 ‘일괄 과세’ 방침 발표 다음날인 2일 제재 목록까지 공개하며 전면 맞대응에 나섰다. <비비시>(BBC) 방송 등은 유럽연합이 오토바이 제조업체인 할리 데이비슨, 위스키 생산업체 버번, 청바지 업체 리바이스 등 미국의 ‘상징적 브랜드’에 대해 비슷한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는 미국 공화당 1인자인 폴 라이언 하원의장의 지역구인 위스콘신주에서 생산되고, 버번 위스키는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의원의 지역구인 켄터키주의 대표 상품이다. 유럽연합이 정치적 파장까지 정교하게 계산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유럽연합은 오렌지와 크랜베리, 쌀 같은 미국산 농산품에도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많은 농촌 지역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워싱턴의 무역 소식통은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2002년 수입 철강에 세이프가드를 발동했다가 3년을 채우지 못하고 돌연 철회했는데 이는 유럽연합의 보복관세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관련 미국 협회들이 반발하고 트럼프 행정부가 중간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이 더 크다고 판단하면 유럽연합은 오는 8일께로 예상되는 최종 규제안 발표 시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빠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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