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9일 지부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북-미 만남 성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지부티/AFP 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5월 정상회담 성사에 대해 “우리에게 놀라운 일”이었다면서 “김정은의 자세가 상당히 극적으로 변했다”고 밝혔다. 또 이를 준비하는데 몇주가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이터> 통신을 보면, 아프리카를 순방 중인 틸러슨 장관은 이날 지부티에서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판단으로는 지금 ‘그 시간’이 왔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것은 그가 오랫동안 염두에 둔 일이다. 이제 문제는 둘 사이의 첫 만남을 언제, 어디에서 하는지다. 이를 위해 몇주가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결정은 대통령이 직접 내렸다”며 “오늘 아침에 이 결정에 대해 대통령에게 말했다. 우리는 아주 좋은 대화를 나눴다”고 덧붙였다.
틸러슨 장관은 또 “김정은이 한국 특사와의 대화에서 얼마나 전향적인지를 보고 미국이 놀랐다”면서, 이것은 “단순히 의지만이 아닌 회담에 대한 강력한 열망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틸러슨 장관의 전날 기자회견 내용을 짚어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수락은 전격적 결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북한으로부터) 긍정적 신호가 오고 있지만 협상에 들어가기 위해선 먼 길(long way)을 가야 한다”며 “두 국가의 외교 관계에 대해 현실적으로 기대하고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아주 분명하게 눈을 뜨고 현실을 봐야 한다. 첫걸음은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지난 5~6일 방북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특사단은 8일 방미길에 올라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했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정 실장은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전했고,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5월 안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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