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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고교 총기난사 생존자 “6분20초, 친구 17명이 떠났다”

등록 2018-03-25 17:16수정 2018-03-25 23:00

플로리다 총기난사 사건 생존자 18살 곤살레스
워싱턴 집회서 희생자 이름 부르며
“삶을 위해 싸우라” 울림 큰 연설
총기규제 운동 상징으로 떠올라
에마 곤살레스가 24일 워싱턴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에마 곤살레스가 24일 워싱턴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집회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6분20초. 6분이 조금 넘는 그 시간에 내 친구 17명은 떠났고, 15명은 다쳤다. 모두, 정말 모두의 삶이 영원히 바뀌었다.”

24일(현지시각) 시민 80만명이 운집한 미국 워싱턴 ‘우리의 생명을 위한 행진’ 집회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는 18살 에마 곤살레스였다. 그는 지난달 14일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총기 난사 사건의 생존자다. 지난달 16일 플로리다주 총기안전법 지지 집회에 나서 “전미총기협회(NRA) 기부금을 받은 모든 정치인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던 모습이 미국 전역에 보도되면서, 총기규제 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곤살레스는 이날도 담담한 목소리로 연설을 시작했다. 그는 “누구도 이것(총기)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얼마나 멀리 도달할 수 있는지, 혹은 어느 정도 파괴적 여파를 몰고 올지 알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불렀다. “그 AR-15는 6분20초 동안 발사됐다. (그 일이 일어날 줄 알았더라면) 내 친구 카르멘은 피아노 연습이 힘들다고 투덜대지 않았을 것이다.” 세상을 떠난 자신의 친구들이 일상적으로 했던 행동들을 열거하면서, 더는 그들을 볼 수도 만날 수도 없음을 안타까워했다.

잠시 말을 멈춘 그의 눈에선 계속해서 눈물이 흘렀다. 집회 참가자들도 함께 4분여간 침묵을 지켰다. 이어 알람 소리가 울렸고, 곤살레스는 입을 열었다.

그는 “내가 이 자리에 선 지 딱 6분20초가 됐다”며 “범인은 이제 총격을 멈추고, 소총을 버린 뒤 학생들 사이로 섞여 들어가 탈출했다. 체포 전 1시간 동안 자유롭게 거리를 돌아다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군가의 일이 되기 전에 당신의 삶을 위해 싸우라”고 강조했다. 시민들은 “두번 다시는 안 된다”(Never again)고 소리쳤다.

곤살레스는 이후 소셜미디어에 “(총격이 일어났던) 시간 동안 숨어야 했다면 어떤 느낌일지 상상해봤으면 했다”며 6분20초를 묘사한 이유를 설명했다. <더 네이션>은 그의 연설을 두고 “세상을 바꿀 6분20초였다”고 전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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