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북한의 불법 금융거래와 관련한 대북제재 조처에 대해선 북한 쪽과 대화할 의사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라이스 장관은 29일(현지시각) 〈유에스에이투데이〉와 회견에서 ‘대북제재 문제 논의를 위해 북한의 고위관리를 뉴욕으로 초청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화폐 위조를 어떻게 중단할지에 대한 양자 협의는 필요가 없으며, 그냥 그걸 중단하면 된다”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의 발언은 다음달 중순 6자회담 북한 쪽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뉴욕에서 열릴 세미나에 초청받은 것과 관련해, 이 문제에 대해 대화할 생각이 없음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쪽은 이미 대북제재 문제와 관련한 김 부상이나 리근 차석 대표의 방미 의사 타진에 대해 부정적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30일 “그(위폐 등)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 재무부 등 북-미간 실무 전문가급에서 접촉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며 “김 부상은 창구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북한이 원한다면 실무급 선에서 조처 내용을 설명해 줄 수는 있지만 ‘협상’을 하지는 않겠다는 태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지난 9월 마카오의 중국계 은행 ‘방코 델타 아시아’가 북한의 위조달러 유통과 마약 밀매 대금 거래를 비롯한 불법자금 세탁 등에 관여해 왔다며, 이 은행을 ‘우선적 돈세탁 우려’ 대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이 은행은 예금인출사태로 심각한 자금압박 상황에 몰린 것으로 전해졌다.
류재훈 이제훈 기자, 외신종합 hooni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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