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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쿠바 ‘카스트로 시대’ 종언…국가평의회 의장에 디아스카넬

등록 2018-04-19 17:12수정 2018-04-19 22:59

미겔 디아스카넬, 라울 카스트로 이어 국가평의회 의장에
1959년 쿠바 혁명 뒤 지속된 피델·라울 형제 시대 종지부
젊은층 개방 요구 거세고, 경제 위기·대미 관계 등 과제로
라울 카스트로(왼쪽) 쿠바 국가평의회의장과 후계자인 미겔 디아스카넬 수석부의장이 18일 수도 아바나 국가평의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의사당으로 들어서면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아바나/AP 연합뉴스
라울 카스트로(왼쪽) 쿠바 국가평의회의장과 후계자인 미겔 디아스카넬 수석부의장이 18일 수도 아바나 국가평의회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의사당으로 들어서면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아바나/AP 연합뉴스
쿠바가 ‘포스트 카스트로’ 시대를 맞이했다. 18일 열린 쿠바 국가평의회 회의에서 의장 라울 카스트로(87)가 물러나면서 수석부의장 미겔 디아스카넬(58)이 차기 의장 후보로 단독 추대했고, 19일 전국인민권력회의 의원 605명이 비밀 투표를 거쳐 공식 선출했다. 디아스카넬은 1959년 친미 독재정권에 맞선 쿠바혁명 이후 ‘카스트로’라는 성을 쓰지 않는 첫 쿠바 지도자가 됐다.

디아스카넬은 쿠바 혁명 이듬해에 태어난 ‘혁명 후 세대’의 대표 주자다. 1982년 라스비야스 센트럴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한 뒤 쿠바 혁명군으로 복무했다. 1987년 청년공산주의동맹 제1비서 자격으로 니카라과에 파견을 갔고, 1993년 공산당에 입당하며 본격적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2009년 고등교육장관을 거쳐, 2012년 국가평의회 부의장으로 선출됐다. 이때도 혁명 후 인물 중 최고위직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그는 라울의 오른팔로 불리는 최측근으로 분류되지만, 로큰롤 음악을 즐겨 듣고 동성애자 권리 옹호 활동에 참여하는 등 기존 지도부보다 개방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고향 산타클라라 사람들은 그를 비틀스 음악을 즐겨듣는 장발의 청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쿠바 혁명을 이끈 피델 카스트로(1926~2016) 전 국가평의회 의장이 건강상 이유로 2006년 권좌에서 물러나면서 동생 라울이 12년간 쿠바를 이끌었다. 라울은 2008년 공식 의장으로 선출됐고, 2011년에는 공산당 총서기에 올랐다. 개혁과 경제 성장을 위해 대외 관계 개선을 주도하는 등 실용주의 노선을 걸었다고 평가된다. 2014년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와 관계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됐다. 2016년 오바마는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쿠바 땅을 밟았다.

권력이 디아스카넬 신임 의장에게 모두 넘어가지는 않는다. 라울은 2021년까지는 총서기직을 유지하면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비비시>(BBC) 방송은 “카스트로의 힘이 이어지는 한, 디아스카넬이 가까운 시일 내에 큰 변화를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평가했다.

새 시대를 열었으나 디아스카넬이 돌파해야 할 과제가 만만찮다. 우방국이자 원유 공급처였던 베네수엘라 경제난의 직격탄을 맞아 쿠바의 경제 상황도 바닥으로 치닫고 있다. 농업 침체기를 맞으며 식품의 60~70%가 수입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올해 설탕 수확량은 30% 하락해 지난 10년래 최저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경제 성장률은 1.6%에 그쳤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미국과의 경색된 관계도 이어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쿠바와의 교역과 여행 제한 조처를 명령했고, 쿠바 주재 미국 외교관 일부가 ‘괴증상’에 시달린다는 이유로 미국 주재 쿠바 외교관을 추방하기도 했다.

카스트로 시대가 막을 내리는 ‘극적인 상황’이 펼쳐졌지만, 현지에서 기대감을 나타내는 목소리는 적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음악가 루벤(51)은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야당에 기회를 주고 더 자유로운 선거 환경을 만드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빌 클린턴 미국 행정부에서 남미 정책을 담당한 리처드 페인버그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디아스카넬은 모든 면에서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쿠바인들, 특히 젊은층은 시장 개방과 개혁이 속도를 내길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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