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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가 미운’ 미 언론·조야, 대북 협상까지 깎아내리기

등록 2018-04-23 10:34수정 2018-04-23 22:05

트럼프 “북 협상 근처에도 못가본 이들이 협상 방법 충고” 비꼬아
NYT·WP 등 언론, 대북 대화 촉구하다가 트럼프의 대북협상 비판
주류언론 대부분 ‘북한의 핵시설 폐기는 핵보유국 선언’ 해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과 조야에서 자신의 대북 협상을 깍아내리는 비판을 하자, 22일 트위터에서 “북한과의 타협에서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전문가라는 모든 이들이 이제 나에게 협상은 어떻게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라고 비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론과 조야에서 자신의 대북 협상을 깍아내리는 비판을 하자, 22일 트위터에서 “북한과의 타협에서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전문가라는 모든 이들이 이제 나에게 협상은 어떻게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라고 비꼬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비판적인 미국 언론 등이 그가 주도하는 대북 협상을 깍아내리고 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강경 조처를 비난하고 대화를 촉구했으나, 막상 북한과의 대화를 시작하자 이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트위터에서 평소 자신에 비판적인 <엔비시>(NBC)의 진행자 척 토드의 방송 내용을 언급하며 “가짜뉴스 엔비시의 졸린 눈을 한 척 토드는 우리가 북한과의 협상에서 너무 많은 것을 양보하고, 그들은 아무것도 양보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와우, 우리는 아무 것도 양보하지 않았고, 그들은 비핵화(세계에는 엄청난 것), 핵실험장 폐쇄, 실험 중단을 동의했다!”고 반박했다.

또 “북한 문제에서 결론에 도달하려면 아직 먼 길이 남았고, 아마 일이 잘될 수도 있고, 안될 수도 있다. 오직 시간만이 말해줄 것이다… 그러나 내가 지금 하는 일은 오래전에 끝났어야 했던 것이다!”라 주장했다.

그는 몇 시간 뒤 또 트위터에서 “북한과의 타협에서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던 전문가라는 모든 이들이 이제 나에게 협상은 어떻게 하는지를 말하고 있는 것은 웃기는 일이다!”라고 비꼬았다. 지금까지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하지못했던 전임 행정부나 미국 조야의 인사들이 이제 자신의 협상을 트집 잡고 있다는 비판이다.

앞서 <엔비시>의 척 토드는 방송에서 “김정은은 협상에서 실제로 준 것은 거의 없지만, 많이 준 것처럼 보이게 행동하고 있다”며 “정작 미국이 요구하는 전제 조건은 많지 않아 보인다”고 비판했다. 토드의 이같은 논평은 북한이 지난 21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을 발표한 것을 놓고 미국 언론 등 조야에서 나오는 전형적인 평가다.

전날 <뉴욕 타임스>와 <워싱턴 포스트> 등 대표적인 주류 언론들도 북한의 조처에 대해 ‘핵 보유국 선언’, ‘백악관 관리들은 회의’ 등의 표현을 쓰며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북한이 더 이상 핵실험을 할 필요가 없게 돼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한다고 했다며, 북한이 이제는 핵무기 완성을 선언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또 “김정은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며 “미국은 그 대답이 적게 주고 많은 것을 얻으려는 것으로 우려한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22일 ‘트럼프는 북한에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인식을 일축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을 전하면서도 “미국 정부 안팎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궁극적 목적은 자신이 내놓은 양보에도 불구하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북한의 조처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보좌진은 놀라기는 했지만, 사적으로는 회의적인 입장이고 감흥이 덜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움직임은 그가 합리적이며 기꺼이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환상’을 심어주려고 상대적으로 온건한 약속들을 제안한 것이지만, 이 약속은 바로 뒤집힐 수도 있는 것으로 백악관 보좌진이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보좌진은 또 정치적으로는 북한의 요구를 거부하기가 더 어려워져 트럼프 대통령이 덫에 걸릴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미국 조야의 인사들도 북한의 조처를 깎아내리는데 동참하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가 낙마한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21일 북한의 선언은 “책임 있는 핵보유국의 모든 측면을 보여주고 있다”며 “즉 시험 금지, 선제 사용 금지, 이송 금지에 관해 설명한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핵보유국 행세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 등으로 재출마를 포기한 공화당의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시엔엔>(CNN)과의 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북-미 협상에 대해 “행정부와 의회의 모든 사람들은 회의와 신중함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에이비시>(ABC)와의 회견에서는 “김정은을 홀려서 비핵화를 얻어내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며, 김 위원장의 선언이 “쉽게 뒤집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도 <시비에스>(CBS)와의 회견에서 북한의 조처에 감명받지 않았다며 “실험을 계속하는 것보다는 좋지만, 그다지 크게 좋은 것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쉽게 뒤집힐 수 있는 결정”이라고 회의를 표했다.

미국 언론과 조야 인사들의 비판적 태도는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이 ‘화염과 분노’ 등 북한에 대한 강경한 언사를 난발하며 전쟁 위기가 고조됐을 때 보인 비판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미국 언론들은 그가 신중하지 못한 언행으로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북한과의 대화 등 개입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비판했다. 언론에 인용된 많은 북한 전문가들도 이같은 의견을 피력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시작하고 북한에서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에 대한 진전된 조처가 나오자, 기만 전술이 아니냐는 비판을 하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현재까지 가시적으로 양보한 것이 아무것도 없는데도 너무 많은 양보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성 비판까지 하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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