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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욕했다고…켈리 백악관 비서실장도 밀려나나?

등록 2018-05-01 11:03수정 2018-05-01 19:16

백악관 실세로 꼽히던 켈리, 보훈장관 후보로 올라
“트럼프를 ‘멍청이’라 불렀다”는 보도와 겹쳐
백악관에서 켈리 밀어내려는 의도라는 관측

틸러슨·맥매스터 이어 켈리도 물러나면
백악관 ‘트럼프 친정체제’로 개편 전망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험담하고 다녔다는 불화설이 나온 가운데 그가 보훈장관 후보자로 고려되고 있다는 보도가 함께 나왔다. 켈리 실장(오른쪽)가 백악관에서 한 참모와 얘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험담하고 다녔다는 불화설이 나온 가운데 그가 보훈장관 후보자로 고려되고 있다는 보도가 함께 나왔다. 켈리 실장(오른쪽)가 백악관에서 한 참모와 얘기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존 켈리 미국 백악관 비서실장이 보훈장관으로 검토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공교롭게도 그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불화설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온 얘기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백악관에서 ‘숙청’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을 보훈장관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군 장성 출신인 켈리 실장은 하원의원을 지내고, 병원 임원도 역임했다. 최근 보훈장관에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주치의인 로니 잭슨이 지명됐으나, 해군과 백악관 재직시 부하 직원을 모욕적으로 대하고 음주 습관에도 문제가 있다는 등의 각종 스캔들로 스스로 사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37만명의 인력을 가진 보훈부를 운용할 ‘정치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원한다며, 보훈장관 후보를 폭넓게 찾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켈리 실장을 보훈장관으로 지명하려는 배경은 그가 국토안보부 장관으로 까다로운 상원의 인준을 받은 경험이 있는 등 의회와의 관계가 원만하다는 점이 꼽힌다.

이 문제에 밝은 한 인사는 “대통령과 고위 참모들 사이에서 켈리를 보훈부로 보내는 가능성이 논의되어 왔다”고 전했다.

백악관 실세 중 하나로 꼽혀온 켈리 실장의 보훈장관 이동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보도와 맞물렸다. <엔비시>(NBC)는 30일 켈리 실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능을 모욕하고, “멍청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엔비시>의 이 보도에 대해 켈리 실장은 성명을 내어 “완전히 엉터리”라고 부인했다. 그는 “나는 누구보다도 대통령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우리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솔직하고 강력한 관계를 맺고 있다”며 “나는 대통령과 그의 의제, 우리 조국에 충성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트위터를 통해 켈리 실장이 자신을 “불안정”하다고 말했다는 <시엔엔>(CNN)의 보도에 대해 “가짜 뉴스가 엉터리 얘기를 만들어 내고, (존재하지 않는) 익명의 취재원만 이용한다. 그들이 완전히 불안정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켈리 실장의 불화설은 지난해부터 꾸준히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켈리 실장이 자신을 제치고 백악관 참모들과 논의하는 방식에 자주 짜증을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보도했다. 켈리 실장은 백악관 운영에서 충동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언행을 견제하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발탁한 참모들의 기강을 잡으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충돌한 것으로 전해진다.

켈리 실장은 미국을 재앙에서 구하고 있는 ‘구원자’로 자신을 묘사하는 한편 백악관 참모들에게 여러 차례에 걸쳐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불러왔다고 <엔비시>는 8명의 전·현직 백악관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그는 자신을 ‘참사’에 맞서서 대통령의 변덕스러운 충동을 제어하는 ‘외로운 방어벽’으로 표현하기도 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켈리 실장이 의원들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다카(DACA·불법체류청년 추방유예 프로그램)가 뭔지도 모른다. 멍청이”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켈리 실장은 “내가 여기 없었으면 우리는 3차 세계대전에 들어갔을지도 모르며 대통령은 탄핵당했을 수도 있다”는 어조의 발언도 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켈리 실장이 자신에 대해 험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커스텐 닐슨 국토안보부 장관 임명과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후임 인선 과정 등에서 자신이 원하는 인사를 임명하려는 ‘장난’을 쳤다고 생각한다고 미 언론은 보도했다.

렉스 틸러슨 전 국무장관도 트럼프를 멍청이라고 부르며 평가절하했다는 보도가 지난해 10월에 있었다. 당시 틸러슨 전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 이 보도를 부인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올해 3월 들어 틸러슨 장관을 전격 해임했다. 허버트 맥매스터 전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트럼프 대통령을 멍청이라고 험담했다는 구설수에 올랐다가 결국 올해 경질됐다.

켈리 실장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틸러슨 전 장관 등과 함께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트럼프를 견제하면서 워싱턴 주류들의 의견과 태도를 반영하는 ‘어른들의 축’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가 백악관을 떠나면, 이 ‘어른들의 축’이 약화되는 한편 백악관도 완전히 트럼프 대통령의 친정 체제로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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