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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대통령, “프랑스·영국 총기 규제로 테러당해…탕! 탕!”

등록 2018-05-06 18:30수정 2018-05-06 21:21

중간선거 공화당 텃밭 전미총기협회 찾아
미국 총기 정책 치켜세우며 프·영 비판 논란
“파리·런던은 무장 안해 테러 벌어져”
프·영 분노 “희생자에 예의 갖추길 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텍사스주 댈러스 케이 베일리 허치슨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입법행동연구소 리더십 포럼 연단에서 대통령 직을 유지하는 한 총기 규제는 없다는 발언을 하자 청중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댈러스/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일 텍사스주 댈러스 케이 베일리 허치슨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입법행동연구소 리더십 포럼 연단에서 대통령 직을 유지하는 한 총기 규제는 없다는 발언을 하자 청중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댈러스/AFP 연합뉴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의 텃밭인 전미총기협회(NRA) 연례 모임을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프랑스와 영국을 거론하며 총기 규제 때문에 각종 테러 피해를 막지 못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총을 쏘고 칼로 찌르는 모습을 노골적으로 묘사한 영상이 퍼져나가며 영국과 프랑스가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텍사스주 댈러스 케이 베일리 허치슨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입법행동연구소(ILA) 리더십 포럼 연단에 서서 유럽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하게 총기를 규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미국의 총기 정책을 치켜세웠다.

그는 최근 칼부림 사건이 연달아 발생했던 영국 런던을 두고 “총이 없는 대신 칼을 갖고 있다. 한때 매우 권위 있던 병원 바닥은 온통 피”라고 묘사했다. 또 영국은 “야전 병원처럼 나쁜 상황에 부닥쳐 있다”며 “칼(때문이다)”이라고 세번 외쳤다. 오른손으로 사람을 찌르는 것 같은 모습을 직접 흉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11월13일 프랑스 파리 식당과 극장에서 연달아 벌어진 테러 공격도 언급했다. “그들(테러범)은 1명씩 때려눕혔다. 탕! 이리 와, 탕! 이리 와, 탕!”이라고 표현하면서 “종업원이나 행인, 그 안에 있던 누구라도 무장한 상태였다면 테러범은 도망갔거나 총에 맞았을 것이다. 완전히 다른 얘기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배후를 자처한 이 테러로 최소 160여명이 숨졌다. 프랑스에 국가 비상사태가 선포될 정도로 큰 아픔을 남겼다.

4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 연례모임에서 칼로 찌르는 모습을 표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4일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 연례모임에서 칼로 찌르는 모습을 표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트럼프 대통령의 총기 소유 옹호 발언은 지난 2월 플로리다주 파클랜드 마저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등학교 총기 참사 이후 미국도 엄격한 총기 규제를 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대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그는 “내가 대통령인 한 (총기 소유 권리를 뒷받침하는) 수정헌법 2조가 인질로 잡힐 일은 없다”며 총기 정책을 유지할 뜻임을 분명히 했다. 청중석에선 박수와 환호가 쏟아졌다.

피해자를 배려하지 않은 노골적인 발언에 프랑스는 분노했다. 엘리제궁은 성명을 내어 “프랑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강력히 거부한다”며 “희생자 기억에 예의를 갖춰주길 요구한다”고 밝혔다. 제라르 아로 주미 프랑스대사는 트위트로 “총기로 인해 죽은 사람의 통계 수치는 프랑스가 총기법안을 바꾸도록 설득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영국도 반발했다. 찰리 팔코너 영국 전 법무장관은 “미국의 살인율이 영국보다 5배나 높다”며 “살인율을 줄이는 방법이 총기 소유라고 믿는 사람은 (아마 거짓말을 하는 미국 대통령을 제외하곤) 전세계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7월 트럼프 대통령의 영국 방문이 예정된 가운데, 이번 발언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관심이 쏠린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덧붙였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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