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전자담배 폭발사고가 발생해 30대 남성이 숨졌다. 미국에서 전자담배가 터져 사람이 숨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6일 <뉴욕 타임스>를 보면,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의 파이넬러스 카운티 의학조사관실 관계자는 지난 5일 이 지역 한 주택에서 발생한 화재 원인이 전자담배 폭발이라고 밝혔다. 이 사고로 집주인 탤미지 델리아(35)는 목숨을 잃었다.
수사 당국은 침실에서 발생한 이번 폭발로 델리아의 신체 80%에 화상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전자담배 파편 2개가 두개골에 박힌 머리 부상이었다.
이번 사고를 일으킨 전자담배는 필리핀산 ‘스모크-E 마운틴’(Smok-E Mountain)이었다. 이 제품은 기계식 모드를 이용하면 사용자가 직접 배터리에 접근할 수 있는데, 이 경우 내부 회로를 이용해 전압이 조절되지 않는다. <뉴욕 포스트>는 “전자담배의 폭발은 드문 일이지만, 만약 폭발이 일어난다면 파편이 작은 로켓이나 총알처럼 방을 가로질러 비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소방청 보고서를 보면 2009년부터 2016년까지 전자담배와 관련된 화재는 195건이었다. 이 보고서는 전자담배에 사용되는 리튬이온전지에 대해 “새롭고 독특한 위험 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를 보여주듯 미국에서 전자담배 폭발은 꾸준히 발생해 왔다. 지난해 아이다호주의 한 남성이 전자담배를 피우다 기기가 입안에서 폭발해 치아가 손상됐다. 2016년에는 뉴욕시 그랜드센트럴터미널에서 한 남성 주머니에 있던 전자담배가 폭발해 손톱을 태웠다.
그레고리 콘리 미국베이핑(전자담배 흡연)협회 회장은 “시장에 나와 있는 기계 대부분은 같은 리튬이온전지를 사용하는 스마트폰이나 노트북과 동일한 정도의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전자담배의 위험성을 지나치게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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