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완만히 오르기 시작하면서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지켜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상원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까 전전긍긍하던 공화당에 희소식이 전해졌다. 각종 여론 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회복 중이고, 개별 선거구 상황도 개선되면서 상원에서 의석을 늘릴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뉴욕 타임스>는 미국 경제가 호전 흐름을 보이는 데다 선거구 상황이 유리해진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오히려 의석을 늘릴 수도 있다고 3일 보도했다. 현재 상원 의석 분포는 공화당 51석, 민주당 47석, 무소속 2석이다. 무소속은 민주당 성향이어서, 사실상 공화 51석 대 민주 49석인 상태다. 민주당이 2석만 추가하면 다수당 지위가 뒤바뀐다. 공화당은 그동안 반트럼프 정서 확산 등으로 상원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분위기 반전의 가장 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완만한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이다. 여론조사 종합 사이트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 기준으로 지난 연말연시에 37%까지 떨어졌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현재 44%대를 기록하고 있다. 또 경제 상황이 개선돼 1일 발표된 5월 실업률은 3.8%로 2000년 이후 최저치다.
개별 선거구 사정도 공화당이 유리하다. 상원은 2년마다 100석 중 3분의 1을 대상으로 선거를 치른다. 이번에 선거를 치르는 곳들은 공화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중부 내륙에 집중돼 있다. 그러나 이들 선거구의 현역 의원은 대부분 민주당이다. 경합이 치열한 10개의 선거구 가운데 인디애나, 몬태나, 노스다코타, 테네시, 웨스트버지니아는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율이 두 자릿수씩 앞섰다. 이들 선거구에서 테네시를 제외하고 모두 민주당 의원이 현역이다. 공화당으로서는 어차피 잃을 게 별로 없는 셈이다.
공화당이 가장 우려하던 애리조나와 미주리의 상황도 개선됐다. 애리조나는 투병 중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별세한다면 의석 2석 모두가 민주당 쪽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매케인 의원이 고비를 넘기며, 그의 정치적 영향력이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미주리에서는 공화당 후보로 나설 예정이던 주지사 에릭 그레이튼스가 섹스 스캔들로 표를 갉아먹다가 최근 사퇴했다. 민주당은 여성에게 성관계를 맺자고 강요한 혐의를 받아온 그의 사퇴 거부를 호재로 활용해 왔다.
이런 상황 변화로 공화당은 상원에서 오히려 2~3석을 추가할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한번도 50%를 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선거자금 모금에서는 민주당이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최근 공화당에 유리한 상황 변화를 인정하면서도 “우리가 상원을 탈환할 확률은 최소한 50 대 50”이라고 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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