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하는 비행기에서 세계적인 배우 로버트 드니로를 “대단히 지능지수(IQ)가 낮은 사람”이라고 비하하는 트위트를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매우 지능이 낮은 인물인 로버트 드니로는 영화에 출연하면서 실제 복서에게 머리를 많이 맞았다”면서 “지난밤 그를 보면 진심으로 ‘펀치 드렁크’인 것으로 보인다”고 적었다. 펀치 드렁크는 운동선수가 머리에 지속적인 충격을 받아 실어증, 우울증 같은 증상을 보이는 것을 말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아마도 고용률이 사상 최고치고 많은 기업이 다시 우리나라에 투자하면서 경제가 최상인 것을 모르는 것 같다. 정신 차려라 펀치!”라고 덧붙였다. 드니로는 실제로 <분노의 주먹> 등 다수의 영화에서 복서로 출연했다.
지난 10일 드니로가 연극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토니상 시상식에서 벌인 일에 반발한 것이다. 시상자로 무대에 오른 드니로는 “한 마디만 하겠다”면서 “꺼져! 트럼프(Fxxx! Trump)”라고 외쳤다. 주먹을 불끈 쥐고 팔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돌발 행동에 깜짝 놀란 청중들이 잠시 후 기립 박수를 보내자, 드니로는 같은 말을 반복했다.
토니상 시상식을 중계한 미국 <시비에스>(CBS) 방송은 이 장면 욕설 부분을 무음 처리 했지만 에스엔에스(SNS)에선 드니로의 ‘용기있는’ 행동이 담긴 영상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비비시>(BBC) 방송을 보면 드니로는 2016년 대선 과정에서부터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며 “바보”라거나 “국가적 재앙”이라고 비판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다면 자신의 증조부와 증조모가 살던 이탈리아로 이민가겠다고 공언할 정도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할리우드 배우와 공개 석상에서 입씨름을 벌인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최고의 여배우로 꼽히는 메릴 스트립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이 ‘정당화된 소수자 괴롭힘’이라고 지적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스트립을 향해 “할리우드에서 가장 과대 평가된 여배우 중 한 명”이라고 독설을 날렸다. 스트립이 1980년 여우조연상, 1983년과 2012년 여우주연상 등 세 차례나 오스카상(아카데미상)을 거머쥔 일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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