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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차베스, 베네수엘라 총선 ‘여권 싹쓸이’

등록 2005-12-05 18:51수정 2005-12-05 18:57

4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손자를 안고 나와 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
4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손자를 안고 나와 의원 선출을 위한 투표를 하고 있다. 카라카스/AP 연합
야당 불참속 25% 투표율로 167석 석권
‘21세기 사회주의’ 차베스, 3선 길 열려
정당성 시비·미국 개입등 불안요소 잠복
야권의 불참 속에 치러진 베네수엘라 총선에서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제5공화국운동당(MVR) 등 여권이 167석 전부를 석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21세기 새 사회주의’를 주창하는 차베스가 의회를 완전 장악함에 따라 토지개혁·기업국유화 등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미국 등 시장개방을 요구하는 자본주의 국가들과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윌리엄 라라 제5공화국운동당 당수는 4일 자체 집계 결과, 제5공화국운동당이 3분의 2인 112석을 넘는 114석을 차지했으며, 친여 정당을 합치면 전의석을 휩쓸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유권자 1450만명의 투표율은 25%에 그쳤다.

의회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차지함에 따라 차베스는 두 번으로 제한된 헌법의 대통령 임기조항을 개정할 수 있게 돼, 내년 말 대선에 출마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1998년 대통령에 당선된 차베스는 그동안 지주들의 대토지를 몰수해 농민에게 분배하고, 서민용 값싼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등의 정책을 펴 70% 가까운 지지율을 얻고 있다.

이날 빈민들이 많이 사는 곳에서는 유권자들이 길게 늘어서서 차례를 기다리는 풍경이었으나, 도시의 중산층 거주지역의 투표장에서는 투표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고 <비비시>는 전했다.

투표를 마친 차베스는 야당의 투표 거부와 관련해 “옛날 야당들은 죽었으나 교수대에 매달리기를 거부하고 있다”며 “스스로 붕괴를 자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당은 “베네수엘라는 침묵으로 말했다”며 저조한 투표율의 총선은 더이상 정당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2000·2005 총선 의석 수 비교
2000·2005 총선 의석 수 비교

앞서 베네수엘라 제1야당 민주행동당(AD)을 비롯한 야권의 주요 5개 정당들은 현 선거 조건이 정부 쪽 후보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며 총선에 불참했다. 그러나 선거 전 야당의 예상 의석수가 20~30석에 불과했던 만큼 참패를 예상한 야당이 선거불참이라는 정치적 선택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애초 60~70%로 예상됐던 투표율이 절반 이하로 떨어지면서 선거의 정당성은 많이 훼손됐다. 야당은 앞으로 이를 근거로 차베스의 헌법개정·개혁에 계속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남미에 이해관계가 많은 미국도 여전히 개입의 시기만 노리고 있어 이를 이용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지역에선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번 선거는 미주기구(OAS), 유럽연합 등 세계 각지에서 온 수백명의 선거감시단이 지켜봤다. 부정선거 보고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김학준 기자, 외신종합 kimh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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