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이들이 거리로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남미 일대에서 수자원 사유화로 인한 논쟁이 새로운 뉴스는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세계은행과 미주개발은행 등 국제 금융기관이 낙후한 중남미 각국 정부에 금융을 지원하며 상수도 등 공공부문의 민영화를 내걸어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게 불었던 바 있다.
볼리비아가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은행은 1997년 볼리비아 정부에 2천만달러 금융지원을 하면서 ‘수자원 사유화’를 조건으로 달았다. 이에 정부가 응하며 2000년 미국계 초국적 자본 ‘벡텔’의 자회사인 ‘아구아스 델 투나리’가 코차밤바 일대 수자원을 40년간 위탁관리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 뒤 초카밤바의 상수도 요금은 평균 35퍼센트 치솟고, 일부지역의 인상률은 200%까지 올랐다. 빗물을 모으는 것도 자기 집 우물물을 쓰는 것도 요금을 내야 했다. 분노한 주민들은 결국 ‘물 전쟁’에 나섰고 볼리비아 정부가 계엄령까지 내리며 진압하려 했으나 벡텔은 결국 볼리비아에서 철수했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주변 국가의 이런 물 난리를 본 남미 국민들에게 생존을 위한 ‘물’의 소중함은 더욱 각별할 터. 그러나 ‘민영화’가 ‘분권화’나 ‘지역자치’로 변했을 뿐 수자원 사유화의 불씨는 여전히 남미 지역에 남아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번엔 엘살바도르가 비슷한 진통을 겪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이 공동으로 설립한 텔레비전 방송 네트워크 텔레수르는 6월 초 보수파 다수당이 회기를 시작한 뒤로 국회의원들이 다수당인 우파 야당 ‘전국공화연합’(ARENA)의 포괄적인 수자원 민영화 조치를 승인하려 한다고 전했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엘살바도르 산살바도르에서 사람들이 5일(현지시각) 수자원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 연합뉴스
물 사유화에 반대하는 많은 시민들이 이에 반대하며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국가의 수질 감독위원회를 기업이 아닌 국가기관으로 구성하는 기존 법에 손대지 말 것을 요구하며 물의 민영화에 반대하는 시위 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