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에서 수만명의 반정부 시위대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며 도로를 꽉 메운 채 행진하고 있다. 카라카스/로이터 연합뉴스
재정경제위 추산…“6월 한달간 128.4%·하루 2.8% 올라”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4만6천%를 넘었다고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이 9일(현지시간) 국회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파 야권이 장악한 국회 재정경제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6월을 기준으로 한 연간 물가상승률은 4만6천306%로 추산됐다.
6월 한 달간의 물가상승률은 128.4%로, 올해 들어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식품 가격은 6월에만 183% 올랐다. 조사를 진행한 알폰소 마르키나 의원은 "물가가 매일 2.8%씩 오르고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하루 물가상승률이 칠레의 연간 물가상승률보다 높다"고 주장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경제가 파탄 나자 약 3년 전부터 물가상승률을 포함한 각종 경제지표 발표를 중단한 상황이다.
중앙은행이 물가상승률을 비롯한 주요 경제지표를 공개하지 않자 국회가 매달 물가상승률을 발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유 보유국이지만 대외 부채를 갚지 못해 국가 부도 위기에 처한 상태다. 식품과 생필품이 턱없이 부족해 국민이 극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그러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가 미국 등 외부 세력과 기업 등 국내 기득권층이 주도한 '경제 전쟁' 탓에 경제난이 악화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5월 재선에 성공한 뒤 살인적인 물가상승과 경제 침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공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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