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미국 대통령 맞냐’ 푸틴 옹호·저자세 트럼프에 미국 ‘충격’

등록 2018-07-17 16:51수정 2018-07-17 20:58

대선 개입 없었다는 푸틴 편들며 미 정보기관 뭉개
댄 코츠 DNI 국장 “사실에 근거한 판단” 정면 반박
민주당 “미국의 적 옹호”·“완전한 수치” 공세
공화 지도부도 비판…하원의장 “러시아는 동맹 아냐”
미-러 정상회담 내용을 전하는 CNN의 인터넷 뉴스 머리기사에 ‘트럼프의 불명예의 날’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미-러 정상회담 내용을 전하는 CNN의 인터넷 뉴스 머리기사에 ‘트럼프의 불명예의 날’이라는 제목이 붙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 발언을 놓고 미국 내에서 정파를 떠나 강도 높은 비판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의 도발적 행위들에 ‘면죄부’를 주며 저자세를 보였을 뿐 아니라, 자신을 괴롭혀온 러시아의 대선 개입에 대해 미국 수사·정보기관들의 판단을 무시하고 푸틴 대통령에게 의존해 빠져나가려는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푸틴 대통령과 4시간여의 회담을 마친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선거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에 “공모는 없었다. 완전한 난센스”라고 주장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그러지 않았다고 했다. 러시아가 그렇게 할 어떤 이유도 알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도 선거 개입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미국 대선에서 개인적으로 트럼프를 더 선호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가 러시아와 미국 간 관계 정상화를 얘기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가 당선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범행은 부인했지만 범행 동기는 인정하는’ 듯한 알쏭달쏭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은 여러 미국 수사·정보기관들의 조사 내용 및 판단에 배치된다.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등은 러시아군 정찰총국 등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흠집을 내기 위해 민주당 전국위원회를 해킹해 자료를 유포했다고 결론내렸다.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는 트럼프 선거캠프가 여기에 공모했는지를 수사중이고, 지난 13일에는 러시아군 정보요원 12명을 기소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옆에 있는 푸틴 대통령이 아니라고 한다는 점을 근거로, 미국 정보기관들이 허위 조사를 했다고 주장한 셈이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내 사람들, 댄 코츠, 기타 다른 사람들이 러시아의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며 “(하지만)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는 아니라고 했다”고 밝혔다.

당장 트럼프 대통령의 부하인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몇 시간 뒤 성명까지 발표하며 이런 주장을 반박했다. 16개 미국 정보기관들을 총괄하는 그는 “정보기관들의 역할은 최고의 정보와 사실에 근거한 판단을 대통령과 정책 결정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러시아의 2016년 선거 개입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명확하며, 그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을 직접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셈이다.

정치권에서도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이 쏟아졌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미국 역사상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지지한 것처럼 미국의 적을 옹호한 대통령은 없다”며 “미국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마크 워너 상원 정보위 민주당 간사도 트위터에 “민주주의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을 두고 자국 탓을 하다니, 이는 완전한 수치”라고 비난했다.

공화당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적전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공화당 서열 1위인 폴 라이언 하원 의장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리의 동맹이 아니라는 걸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고,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나는 우리 정보기관의 평가를 믿는다”고 강조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합병 이후 미국 주류층에선 경계심이 부쩍 높아졌는데, 공화당 지도부의 견해는 이런 정서를 반영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고물상 아빠가 주운 못생긴 그림, 88억 ‘피카소 작품’일까 1.

고물상 아빠가 주운 못생긴 그림, 88억 ‘피카소 작품’일까

홀로 발견된 아기 비버…“야생 방류 반대” 청원에 주지사 움직여 2.

홀로 발견된 아기 비버…“야생 방류 반대” 청원에 주지사 움직여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도 사망한 듯…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격화 3.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도 사망한 듯…이스라엘 ‘레바논 공격’ 격화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이란, 가자지구나 베이루트처럼 될 수도” 4.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 “이란, 가자지구나 베이루트처럼 될 수도”

“우크라 미사일 공격에 북한 장교 6명 사망” 현지 보도 5.

“우크라 미사일 공격에 북한 장교 6명 사망” 현지 보도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