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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러시아 대선 개입 면죄부’ 역풍 불자 “not이 빠졌네”

등록 2018-07-18 15:51수정 2018-07-18 21:25

“개입 안 했단 이유 찾을 수 없다고 했어야”
“미국 정보기관에 완전한 신뢰 갖고 있어” 진화
정치권·행정부 내부 반발 확산에 펜스 등 설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자회견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에 맞장구를 쳐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기자회견을 마친 뒤 악수를 나누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기자회견에서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하지 않았다는 푸틴 대통령의 말에 맞장구를 쳐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고 있다. 헬싱키/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에 면죄부를 준 발언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하자 하루 만에 실언이라며 뒤로 물러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공개된 공화당 하원의원들과의 회동 앞 부분에서 “(정상회담) 발언록을 재검토해 보니 분명하게 해명할 것이 있음을 알게 됐다”며, 발언을 정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의 기자회견에서 “푸틴 대통령은 (대선에 개입한 것은) 러시아가 아니라고 했다. 러시아가 그럴 이유가 없다(I don’t see any reason why it would be)”며, 미국 정보기관들의 결론을 무시하고 푸틴 대통령의 입장을 대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중 포화를 부른 이 발언에 대해 “‘러시아가 그러지 않았다는 어떤 이유도 찾을 수 없다’(I don’t see any reason why it wouldn’t be Russia)라는 이중 부정 문장이었어야 했다”고 말했다. 부정어(n’t)를 한 번 더 써야 하는데 실수로 빼먹는 바람에 자신의 참뜻이 정반대로 해석됐다는 것이다. 그는 “좀 더 분명하게 했어야 했다. 나는 분명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명확하게 하고 싶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나는 러시아가 2016년 선거에 개입하려 했다는 정보 당국의 결론에 주목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다”며 “미국 정보기관에 완전한 신뢰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전임 행정부와 달리 내 행정부는 그것(러시아의 시도)을 멈추게 하기 위해, 격퇴시키기 위해 공격적으로 행동해왔다”며 “2018년(중간선거)에도 러시아의 개입을 막기 위해 모든 수단을 취하겠다”고 말했다.

실수를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이 하루 만에 백기를 든 것은 후폭풍이 그만큼 거세기 때문이다. 푸틴 대통령과의 기자회견 직후 미국 정치권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비판이 터져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부하인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아예 성명을 내어 “러시아의 2016년 선거 개입에 대한 우리의 평가는 명확하며, 그들은 우리의 민주주의를 훼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문제의 발언을 해명할 것을 설득했다고 <엔비시>(NBC) 뉴스가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화당 의원들과의 회동 4시간 전만 해도 트위터를 통해 “가짜 뉴스가 미쳐가고 있다!”며 언론에 화살을 돌렸었다.

그러나 단순한 말실수라는 해명이 사태를 진정시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부정어 하나가 빠졌다는 궁색한 설명은 전염성 강한 희화화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가짜 뉴스 언론은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나와 푸틴 대통령의 회담은 엄청난 성공이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그러자 “n’t이 빠졌다”는 댓글이 달렸다. 회담이 성공적이지 않았다는 풍자인 셈이다.

미국 언론들은 의회가 이 문제를 따지려고 폼페이오 장관을 출석시키는 청문회를 추진한다고 전했다. 상원의 공화·민주 양당은 러시아가 미국 선거에 다시 개입하면 강하게 제재하는 내용의 법률을 만들기로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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