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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충복에서 저격수로…코언, ‘성관계 입막음 대화’ 폭로

등록 2018-07-25 20:20수정 2018-07-25 21:14

트럼프 개인 변호사였던 코언 녹음테이프 공개
“현찰로 지불” 트럼프 육성 담겨
상태 안좋아 정확한 뜻은 불분명
트럼프 쪽 “논의했으나 돈 지불 없었다”

마이클 코언과 캐런 맥두걸. 코언 트위터·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마이클 코언과 캐런 맥두걸. 코언 트위터·시엔엔 누리집 갈무리

“우리 친구 데이비드와 관련해, 모든 정보를 옮길 회사 설립이 필요합니다.”(마이클 코언)

“무슨 자금 조달?”(도널드 트럼프)

“우리가 지불해야 합니다.”(코언)

“현찰로 지불.”(트럼프)

“아니요, 아니요…”(코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여성에게 입막음용 돈을 주는 문제를 논의하는 내용의 녹음 테이프가 공개됐다. <시엔엔>(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직전 자신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과 나눈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를 코언의 변호사한테 넘겨받아 24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코언은 2016년 9월에 나눈 대화에서, <플레이보이> 모델 출신인 캐런 맥두걸의 얘기에 대한 독점 게재권을 넘겨받을 방법을 상의했다. 코언이 언급한 ‘데이비드’는 독점 게재권을 가진 <내셔널 인콰이어러>의 모회사인 ‘아메리칸 미디어’의 사주 데이비드 페커다. 코언이 그 권리를 넘겨받기 위한 회사 설립을 제안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무슨 자금 조달”이냐고 묻고는 “현찰로 지불”이라고 말했다. “현찰로 지불”이라고 말한 부분은 녹음 상태가 좋지 않아, 그 뜻이 말 그대로 ‘현찰로 지불’하자고 한 것인지는 불명확하다.

맥두걸은 트럼프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와 결혼하고 1년 뒤인 2006년에 10개월간 그와 사귀었다고 주장한 인물이다. 맥두걸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이자 대선 3개월 전인 2016년 8월에 자신의 얘기를 <내셔널 인콰이어러>에 15만달러(약 1억7천만원)를 받고 팔았다. 하지만 이 잡지는 이를 보도하지 않아,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입막음용 돈을 준 꼴이 됐다.

<뉴욕 타임스>는 이후 코언과 트럼프 대통령이 <내셔널 인콰이어러>로부터 맥두걸의 얘기를 사는 문제를 논의한 것은 비밀을 확실히 다지려던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코언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친밀한 매체이기는 해도 이렇게 민감한 문제를 놓고 완전히 신뢰할 수는 없다며 “데이비드가 어느 날 트럭에 치일 수도 있지 않냐”고 했다.

코언은 고객과의 대화 내용을 업무 차원에서 녹음해왔다. 이 녹음 테이프는 올해 초 연방수사국(FBI)이 그의 집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압수됐다. 코언은 뉴욕 검찰이 트럼프 대통령의 문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시 자신과 성관계를 맺은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예명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입막음용으로 13만달러를 지불한 의혹도 받고 있다. 코언은 이 과정에서도 따로 법인을 만들어 돈을 보냈다. 이런 돈이 대선 후보의 신상에 대한 입막음용으로 입증된다면 선거 비용이 될 수 있다. 신고하지 않은 선거 비용은 처벌 대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하기 전 10여년간 충복 노릇을 해온 코언의 변심도 주목을 끈다. 그는 법률 및 홍보 문제를 담당해 트럼프 대통령의 비밀을 가장 많이 아는 인물로 꼽힌다. 그러나 수사 대상이 된 이래 입장이 점점 바뀌었고, 지난 21일 코언 쪽이 녹음 테이프의 존재를 언론에 흘린 데 이어 내용까지 폭로한 것이다. 미국 언론들은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온 코언이 대선 뒤 백악관에 들어가지 못하고 트럼프 대통령한테 냉대를 받자 앙심을 품었다고 전했다. 이 테이프 공개를 주도한 코언의 변호사 래니 데이비스는 “그들은 코언이 트럼프에 대한 진실을 갖고 있다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 쪽은 녹음된 대화 내용은 인정하나 돈은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의 변호사인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이 테이프에는 어떠한 범죄가 저질러졌다는 시사도 없다”고 주장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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