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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선대위원장 매너포트 첫 재판…‘1만5천달러 타조 재킷’에 시선집중

등록 2018-08-01 17:51

6000만달러 키프로스 계좌로 송금해 탈세한 혐의 집중 추궁
호화 생활·낭비벽도 드러나…현지 언론 타조 재킷 판매처 찾아나서
폴 매너포트. 알렉산드리아 셰리프국 제공
폴 매너포트. 알렉산드리아 셰리프국 제공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이었던 폴 매너포트(69)가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기소된 인물로는 처음으로 31일 법정에 섰다. 다만, 기소된 내용은 트럼프 캠프의 러시아쪽 유착관계가 아닌 개인 비리 혐의였다.

<뉴욕 타임스>를 보면, 이날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배심원단 심리에 참석한 매너포트는 모든 혐의를 완전히 부인했다.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정부의 유착관계를 수사하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팀은 매너포트가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우크라이나 정부와 신흥 재벌 올리가르히로부터 정치 컨설팅 대가로 6000만달러(약 673억원)를 받고도 키프로스 계좌로 송금해 탈세했다고 주장했다. 매너포트는 미국 이익에 반하는 공모, 돈세탁, 불법 해외로비, 외국대행사등록법(FARA) 관련 허위 진술, 외국 은행과 금융기관 계정의 부적절한 신고 등 18건의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하던 2016년 8월, 대선을 3개월 앞두고 우크라이나 집권당을 위한 로비 전력이 폭로돼 사실상 경질됐다.

우조 아소녜 검사는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매너포트의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다고 주장했고, 매너포트 변호인은 선거대책 부본부장이던 릭 게이츠가 횡령한 사건이라고 일축했다. 이어 “매너포트가 너무 바빠 재정 상태를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게이츠 등 전문가들에 의지해 재산을 관리하도록 했다”고 반박했다. 매너포트와 함께 기소됐던 게이츠는 지난 2월 거짓 진술 혐의를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소녜 검사는 “이 법정에 서있는 분은 법이 자신에게 해당사항이 없다고 믿었다”고 강조했다. 매너포트에 대한 2차 심리는 다음 달 열릴 예정이다.

그러나 이런 내용보다 더 관심을 끈 건, 재판 과정에서 알려진 매너포트의 호화 생활과 낭비벽이었다. 매너포트가 타조 가죽 재킷을 1만5천달러(1682만원)에 구매하고, 2만1천달러(2355만원)짜리 시계를 차고 다녔다는 사실이 입방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특검의 기소장이 공개됐을 당시에도 매너포트가 2008~2014년 옷가게에서만 137만달러(15억3577만원)를 사용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일었다.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T.S. 엘리스 판사가 “많은 돈을 가졌다는 것이 죄는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은 매너포트가 샀다는 타조 재킷의 판매처까지 찾아 나섰다. 주문 제작이나 매너포트가 열렬히 좋아했던 이탈리아 브랜드 브리오니일 가능성인 언급된 가운데, <포브스>는 캘리포니아주 베벌리 힐스의 ‘하우스 오브 비잔’ 제품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하우스 오브 비잔’은 “고객에 대한 모든 정보는 엄격하게 기밀로 유지한다”면서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다만 “우리가 취급하는 남성 재킷은 소재와 특정 수입 가죽에 따라 8800달러(986만원)에서 19만5천달러(2억1860만원)까지 다양하다”고 했다.

31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폴 매너포트 재판의 모습. 오른쪽 두번째에 정장을 차려입은 매너포트가 변호사들과 함께 앉았고, 우조 아소녜 검사가 일어서 진술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31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렉산드리아 연방지방법원에서 열린 폴 매너포트 재판의 모습. 오른쪽 두번째에 정장을 차려입은 매너포트가 변호사들과 함께 앉았고, 우조 아소녜 검사가 일어서 진술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매너포트 재판은 겉보기엔 트럼프 행정부의 ‘러시아 스캔들’과 큰 관계가 없는 것처럼 보이나, 뮬러 특검팀의 향후 수사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뮬러 특검팀의 신뢰도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 포스트>는 뮬러 특검팀이 이번 재판에서 혐의를 입증하지 못한다면, 공화당의 수사 중단 요구가 거세질 수 있다고 밝혔다. 매너포트가 모든 혐의에 대해 유죄를 판결받게 된다면 최대 징역 305년에 처하게 된다고 <시엔엔>(CNN) 방송은 밝혔다.

매너포트는 러시아 쪽과 오랜 시간 관계를 이어왔으며, 2016년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근과 러시아 쪽 변호사가 회동했을 때도 동행했다. 당시 매너포트와 트럼프 대통령의 큰아들인 트럼프 주니어, 트럼프 대통령 사위로 백악관 선임 고문을 맡은 재러드 쿠슈너가 러시아 여성 변호사를 만났는데 이 변호사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며 트럼프 쪽에 접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팀은 이 회동을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이날 재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고, 뮬러 특별검사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에이피>(AP) 통신은 매너포트를 제외하고 뮬러 특검팀이 기소한 다른 31명은 유죄를 인정했거나, 러시아 국적자여서 미국 법정에 출두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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