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월 말 오하이오주 리치필드에서 열린 사회기반시설 관련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오하이오/UPI 연합뉴스
7일 미국 오하이오주 연방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이 고전하며, 석달 앞으로 다가온 11월 중간선거의 암울한 전망을 다시 확인했다.
오하이오 제14 연방하원의원 선거구에서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받은 트로이 밸더슨 공화당 후보는 50.2%를 확보해 49.3%를 얻은 대니 오코노 민주당 후보를 0.9%포인트(1754표) 차로 앞섰다. 그러나 부재자 투표 5048표와 잠정 투표(선거인 명부에 없는 유권자가 한 투표로, 적격 여부 확인 뒤 반영) 3435표는 18일 이후에 반영될 예정이어서 밸더슨 후보는 당선을 확정짓지는 못했다. 이들 표의 향방에 따라 선두가 바뀔 수 있다.
오하이오 제14 선거구는 지난 35년간 공화당이 연승한 전통적 표밭인 데다, 트럼프 대통령 지지층이 밀집한 전형적인 러스트벨트(쇠락한 산업 지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밸더슨을 ‘내 후보’라고 부르며 투표 사흘 전 이곳에서 대형 집회를 주도하는 등 총력전을 펴왔다. 이 선거구는 공화당 후보들이 60% 이상의 득표율로 이겨왔고,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2016년 11월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11%포인트 차로 앞선 곳이다.
미국 언론들은 이번 선거 결과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공화당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확인시켜준 것이라 평했다.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한 뒤 치른 주요 연방 보궐선거와 주지사 선거에서 연패했다. 경제 상황이 호전되는데도 공화당이 고전하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불러일으키는 극단적 분열 때문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의회 다수당 지위를 상실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한편, 같은 날 치러진 공화당의 캔자스 주지사 후보 예비경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지지한 크리스 코바크 후보(40.6%)가 제프 콜리어 주지사(40.5%)를 근소하게 앞섰으나 역시 당선을 확정짓지는 못했다. 두 후보의 표 차이는 불과 191표여서 재검표를 해야 한다. 당내 여론은 콜리어 주지사가 본선 경쟁력이 더 높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예비경선에 개입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충실한 지지자인 코바크 후보를 강력히 지원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열광적 지지층 때문에 그를 비판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
정의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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