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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성추문 휩싸인 세계적 철학자 아비탈 로넬

등록 2018-08-14 16:40수정 2018-08-14 20:55

2012년부터 3년간 신체적·언어적 성폭력 가했다는 주장 나와
주디스 버틀러 등 저명 학자들 지지 성명에 논란 커져
아비탈 로넬. <뉴욕 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아비탈 로넬. <뉴욕 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세계적 철학자로 미국 뉴욕대 종신교수인 아비탈 로넬(66)이 제자에게 상습 성폭력을 가했다는 추문에 휩싸였다.

<뉴욕 타임스>는 13일 하버드대 방문연구원 님로드 라이트먼(34)이 2012년부터 3년간 뉴욕대에서 로넬과 함께 연구하면서 수차례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며 ‘타이틀 나인’(교내 성평등에 관한 법) 위반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보도했다.

라이트먼은 2012년 봄학기 시작 전 로넬이 프랑스 파리에 함께 가자고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도착 당일 로넬은 라이트먼에게 낮잠을 잘 동안 침실에서 시를 읊어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라이트먼은 로넬이 잠시 후 자신을 침대로 끌어당겼다고 했다. 라이트먼은 로넬이 뉴욕에 돌아온 뒤에도 아파트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다며 자신의 집에 들이닥쳤다고 했다.

그때부터 로넬은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연락하며, 수차례 함께 침대에 눕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트먼은 자신이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마다 로넬이 함께 연구하기를 거부하고 추천서를 제대로 써주지 않는 등 불이익도 줬다고 했다. 로넬이 라이트먼에게 보낸 수십 통의 이메일에는 “나의 가장 사랑하는 이”, “꼭 껴안고 싶은 사랑스러운 아기”, “믿기 어려운, 아름다운 님로드” 등의 구절이 들어있다. 두 사람 다 동성애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태이고, 라이트먼에게는 동성 배우자도 있었다. 로넬은 자크 데리다와 폴 드 망을 잇는 해체론 계승자이며, ‘파격과 유희의 페미니스트’ 학자로도 알려져 있다.

아비탈 로넬의 성폭력을 폭로한 님로드 라이트먼. <뉴욕 타임스> 갈무리
아비탈 로넬의 성폭력을 폭로한 님로드 라이트먼. <뉴욕 타임스> 갈무리
라이트먼은 학위를 받고 학교를 떠난 지 2년 만인 지난해에 성폭력, 스토킹, 보복 등을 이유로 로넬과 뉴욕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뉴욕대는 11개월 만인 지난 5월 충분한 증거가 발견되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신체 접촉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로넬은 비밀리에 다음 학기 정직 처분을 받았다.

주디스 버틀러와 슬라보이 지제크 등 저명한 철학자 50여명이 로넬을 위해 앤드루 해밀턴 총장에게 편지를 보내면서 논란이 커졌다. 이들은 “우리는 로넬이 학생들과 맺는 관계를 봐왔다”며 “로넬의 우아함, 예리한 재치, 지적 헌신은 우리가 증명한다. 국제적 위상과 명성을 지닌 사람이 받아야 할 존엄성을 부여해줄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학자들이 명성을 이용해 그를 방어해주는 게 적절하느냐는 비판도 나온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다. 하지만 로넬은 “라이트먼이 주장하는 소통은 성인 두 명 사이에서 있었던 것”, “게이인 남성과 퀴어인 여성인 우리는 학문적 배경과 감수성에서 비롯된 화려하고도 기이한 경향성 등을 공유했다”며 반박 성명을 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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