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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중국에 굽힌 구글…직원들은 “검열 수용하는 검색엔진 반대”

등록 2018-08-17 11:08수정 2018-08-17 20:12

1400명 “윤리적 문제…더 투명한 과정 필요” 성명
구글 ‘드래곤플라이’로 8년 만에 중국 재진출 준비
구글이 중국 정부의 검열을 수용하는 ‘중국용 검색 엔진’을 비밀스럽게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자 직원 1400여명이 반발하는 성명서를 냈다. 이들은 구글이 중국 정부의 검열에 가담하는 것은 “시급한 도덕적, 윤리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16일 <뉴욕 타임스>가 입수한 성명서를 보면, 직원들은 ‘드래곤플라이’라 불리는 중국용 검색 엔진 개발 작업에 대해 언론 보도로만 알고 있으며 무엇을 만드는지에 관한 정보가 차단돼 있다고 밝혔다. 직원들은 “우리의 일, 프로젝트, 고용에 대한 윤리적 결정을 하기 위한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다”며 “우리에겐 더 투명하고, 명백하고 개방적인 과정에서 테이블에 앉을 수 있는 약속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내부 통신망을 통해 퍼진 이 성명서에는 지금까지 직원 1400명이 서명했다.

직원들은 성명서를 통해 회사 제품에 대한 윤리적 검토 과정에 직원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허가해줄 것, 윤리 분야에 대한 조사관을 세워줄 것, 업무에 대해 개인의 윤리적 선택이 가능하도록 투명성을 확보해줄 것, 드래곤플라이 등 논란이 되는 프로젝트에 대해 윤리적 평가를 해줄 것을 요구했다.

구글 직원들이 내놓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 반대 성명서
구글 직원들이 내놓은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 반대 성명서
앞서, 온라인 탐사보도 매체 <디 인터셉트>는 1일 구글이 검열이 가능한 검색 엔진 버전을 중국에 출시하는 드래곤플라이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에 시연하기도 했으며,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는 중국 당국이 차단하는 ‘천안문 사건’이나 ‘반체제 운동가’ 같은 표현을 검색 결과에 노출하지 않는 기능을 갖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정부는 검열 기구를 통해 시민들의 일부 누리집 접근을 차단하고, 개인의 인터넷 상 표현을 일일이 감시한다. 이 때문에 만리장성과 방화벽을 합한, 이른바 ‘그레이트 파이어월’(Great firewall)이란 별명까지 붙었다. 구글은 2010년 중국 당국의 검열과 정부 주도 해킹 작업 등에 항의하며 공개적으로 사업을 접었다. <뉴욕 타임스>는 구글이 8년 만에 ‘대륙’으로 복귀할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이 같은 사내 반발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구글은 지난해 베이징에 인공지능(AI)에 초점을 맞춘 연구센터를 설립했고, 중국 시장을 겨냥한 번역·파일 관리 애플리케이션 등도 출시했다. 이미 직원 700여명이 중국에서 일하고 있다.

구글 직원들은 지금껏 각종 사안에 대해 가감 없이 목소리를 내왔다. 지난 4월에도 회사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드론의 타격성능을 향상하려는 미국 국방부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두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회사는 결국 6월 국방부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의 비공식 표어는 “악이 되지 말라”(Don’t be evil)이다. 구글은 이번 성명에 대해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구글은 이전에도 드래곤플라이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미래 계획에 대한 추측일 뿐”이라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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