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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커지는 매케인 빈자리…트럼프의 미국 홀로주의 견제 사라져

등록 2018-08-27 16:47수정 2018-08-27 21:15

동맹과 미국 개입의 강력한 옹호에 공백
군비확충하면서도 국방부 견제 역할 사라져
차기 상원 군사위원장에는 인호프 의원 유력
후임자 놓고 균형자 역할-친 트럼프 성향 충돌
부인 신디 매케인 등 10여명 물망 올라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008년 대선 후보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벤살렘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뒤편엔 아내 신디 매케인이 서있다. 벤살렘/AP 연합뉴스
존 매케인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이 2008년 대선 후보 당시 펜실베이니아주 벤살렘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 뒤편엔 아내 신디 매케인이 서있다. 벤살렘/AP 연합뉴스
뇌종양으로 25일 별세한 존 매케인(1936~2018) 상원의원의 ‘빈자리’가 커지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워싱턴 정계에서 미국이 주요 동맹국을 중시해야 하고, 적극적으로 군사적 역할을 감당해야 하며, 이를 위해 군비 확충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옹호해 온 정치인이었다. 특히 미국의 국방·안보 정책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상원 군사위원장으로서 동맹과 미국의 역할을 축소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제일주의’를 견제하는 마지막 보루로 여겨져 왔다.

그의 사망으로 미국의 외교·군사적 역할 축소를 표방해온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고삐’를 쥘 인물이 사실상 사라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매케인 의원은 군비 확충을 옹호하면서도 국방부의 예산 낭비를 견제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에서 미군이 공세적 전략을 취하라고 주장하면서도 국방부의 전략 오류를 비판해 왔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26일 지적했다. 이 신문은 “미국이 북한 핵 문제, 중국의 지역적·세계적 야망, 러시아의 사이버 침탈, 중동에서부터 남아시아에 이르는 분쟁 등 국가안보적 도전에 직면한 상황에서 누가 매케인 의원이 맡았던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다”고 했다. 마이클 멀린 전 합참의장은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매케인 의원을 대신할 만한) 배경과 지식을 가졌으나, 문제는 그가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라며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당장 매케인 의원의 상원 군사위원장직을 누가 승계할지가 관심거리다. 현재로서는 상원 군사위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인호프 의원이 유력하다. 인호프 의원은 상원에서 줄곧 보수적 입장을 유지해 왔으며, 군비 확충과 군비 태세 강화를 주장해 왔다. 문제는 그가 매케인 의원과 달리 초당적 지지를 얻지 못한다는 점이다.

매케인 의원은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 양쪽 모두에 비판적이었고, 국방부를 비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상원의 한 관리는 “인호프 의원은 매케인보다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덜 비판적이고,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는 전통적인 공화당 상원의원의 자세를 취한다”고 평가했다. 또 외교·안보 분야에서 인호프 의원의 관심사는 아프리카에 집중돼, 전 세계를 무대로 한 미국의 역할에 대해 천착해온 매케인 의원과 비교된다.

매케인 의원의 공백으로 미국의 국방비가 제대로 된 견제 없이 확장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매케인 의원은 군비 증강론자였지만, 국방비의 선심성 증액 등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주도했다. 그는 2000년대 초 공군이 보잉과 맺은 특혜성 계약을 파헤쳐 책임자를 경질한 적도 있다. 또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용 국방비 증액을 철저히 견제해왔다.

매케인 의원의 부재는 공화당이 간발의 차이로 다수(51 대 49)를 점하는 상원의 지형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그의 후임은 더그 듀시 애리조나 주지사가 임명하게 되며 임기는 2020년까지다.

매케인 의원처럼 상원의 ‘균형자’ 역할을 할 인물을 앉힐지, 친 트럼프 성향의 인물을 앉힐지를 두고 공화당 내에선 다양한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이름이 거론되는 이들은 매케인의 부인인 신디 매케인, 컬크 애덤스 애리조나 주지사 수석보좌관, 바버라 배럿 전 주지사 후보, 존 카일 전 상원의원, 그랜트 우즈 전 애리조나주 법무장관, 마이클 비드윌 프로풋볼 애리조나 카디널스 사장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 쪽에서는 혹시 모를 민주당의 탄핵 시도로부터 대통령을 지켜줄 인물이 선임돼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누가 후임이 돼도 상원에서 절대적인 ‘정치적 아우라’를 자랑하던 매케인 의원을 대신하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김미나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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