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2일 발간되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 표지 사진. <타임> 누리집 갈무리
22일 발간되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표지를 방탄소년단(BTS·비티에스)이 장식한다. <타임>은 이들을 ‘다음 세대를 이끌 리더’라고 표현하면서, 세계적인 ‘비티에스 현상’을 짚었다.
<타임>은 10일 이런 사실을 공개하며 온라인판에 ‘방탄소년단은 어떻게 세계를 접수했을까’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타임>은 지난달 초 로스앤젤레스주 스테이플스센터 콘서트를 마친 방탄소년단을 리츠칼튼호텔 스위트룸에서 인터뷰했다고 밝혔다.
기사는 방탄소년단의 성공 비결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타임>은 “방탄소년단은 비틀스, 원디렉션처럼 심장을 뛰게 하는 잘생긴 외모와 귓가를 간지럽히는 목소리로, 뉴 키즈 온 더 블록, 엔싱크 같은 춤으로 팬들을 모으며 새 장을 열었다”며 “케이(K)팝이 50억달러(약 5조7170억원) 규모 산업으로 성장했지만, 서구 시장에선 (이들 외엔) 성공한 전례가 없었다”며 큰 의미를 부여했다. 또 방탄소년단의 노래 대부분이 한국말로 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세계적 현상이 되기 위해 영어로 음악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해냈다”는 유명 디제이(DJ) 스티브 아오키의 분석도 덧붙였다.
멤버 슈가는 “우리는 사람들이 듣고 싶어하고 들을 준비가 돼 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이 말할 수 없거나 말하지 않는 이야기들이었다”며 “다른 사람의 고통과 걱정, 불안 같은 감정을 말했다. 사람들과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우리 목표였다”고 말했다. <타임>은 이런 방향성을 가진 방탄소년단이 지나친 사회적 기대에 괴로워하는 한국 청소년들의 감정을 담은 데뷔곡 ‘노 모어 드림’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했고, 리더 아르엠(RM)은 행동을 강조하는 내용을 담아 미국 래퍼 왈레와 협업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지난 8월 발매된 리패키지 앨범 <러브 유어셀프 결 ‘앤서’> 수록곡 ‘아이돌(IDOL)’에는 “자신을 사랑하는 걸 막을 수 없다”는 내용이 등장한다. 이에 대해 아르엠은 “자신을 사랑한다는 주문은 방탄소년단 정체성의 핵심”이라며 “인생은 예측할 수 없는 이슈, 문제, 딜레마를 가진다. 잘 살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신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우리는 여전히 우리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타임>은 방탄소년단이 헌신적인 수백만명의 팬과 소통하는 방식에도 집중했다. 방탄소년단은 아미(ARMY)라 불리는 전세계 팬들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통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팬들은 조직적이며, 적극적이다. 슈가는 “언어에 장벽이 있더라도 음악이 시작되면 사람들은 어디에서도 똑같이 반응한다”고 말했고, 지민은 “우리가 청중들에게 에너지를 주는 것처럼, 우리도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끌어당긴다”고 했다.
<타임> 기자는 미국 전역에서 콘서트 15차례, <에이비시>(ABC) 방송 ‘굿모닝 아메리카’ 출연,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의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연설 등 빡빡한 일정이 이들에게 고무적 징조이지만, 벅찬 것도 사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슈가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그저 그것에 나를 던지고 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슈퍼볼에서도 공연할 수 있을 겁니다(I’m just throwing it out there. but maybe we could perform at the Super Bowl someday).”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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