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15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들 질문에 답하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 유명 언론인 자말 카쇼기(60)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사우디에 보냈다.
15일 <시엔엔>(CNN) 방송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방금 ‘사우디 시민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고 부인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는 해답을 찾기 위해 터키와 긴밀하게 일하고 있다고 했다. 나는 즉시 국무장관을 보내 국왕을 만나게 할 것”이라고 적었다. 폼페이오는 트위터 글이 올라온 직후 사우디로 향한 것으로 전해졌다.
카쇼기는 지난 2일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에 결혼 서류 작업을 하러 들어간 뒤 행방이 묘연하다. 13일 트럼프 대통령은 카쇼기 실종 사건에 대해 “진상을 밝혀낼 것이고, (사실이라면) 가혹한 처벌(severe punishment)을 할 것”이라고 강력히 반발했다. 트럼프 정부 들어 공고하게 유지돼 온 미국-사우디의 관계도 삐걱거리는 모습이었다.
카쇼기는 지난해 6월 무함마드 빈살만(33) 왕세자가 책봉된 뒤, 사우디를 떠나 미국에 거주해왔다. <워싱턴 포스트> 등에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기고하면서 신변의 위협을 받아왔다. 영사관에 들어갔던 카쇼기가 사라지자, 터키는 그가 사우디 왕실 지시로 영사관 내부에서 암살된 것으로 보고 친정부 언론을 통해 이런 사실을 퍼뜨렸다. 사우디는 이를 반박하면서, 경제적 보복을 시사했다.
그러다 14일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살만 국왕이 전화 통화를 한 뒤 양국 간 갈등은 새 국면을 맞았다. <로이터> 통신은 양국이 조사를 위한 공동수사팀 구성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이는 오는 23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사우디 정부 주도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 콘퍼런스’가 파행 분위기로 치닫자 등장한 움직임이라고 <비비시>(BBC) 방송은 밝혔다. 전날 김용 세계은행 총재,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회장에 이어 이날 제이미 다이먼 제이피(JP) 모건 회장, 빌 포드 포드사 회장 등이 콘퍼런스에 참석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터키 외교부는 15일부터 양국이 공동으로 사우디 영사관을 수색한다고 발표했다. 살만 국왕은 자국 검찰에 카쇼기 실종 사건에 대한 자체 수사도 지시했다고 <로이터>은 전했다. 김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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