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소로스 이어 오바마·클린턴에게도 폭탄 배달…미국 발칵

등록 2018-10-25 10:00수정 2018-10-25 12:12

트럼프가 평소 비난하던 민주당 인사들
브레넌 전 CIA국장·홀더 전 법무·‘시엔엔’도
2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큰 영향
트럼프 “정치적 폭력은 발붙일 곳 없다”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장을 수신인으로 하여 <시엔엔> 뉴욕지국에 배달된 폭발물.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장을 수신인으로 하여 <시엔엔> 뉴욕지국에 배달된 폭발물.
미국에서 버락 오바마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엔엔>(CNN) 등에 우편 폭발물이 보내졌다. 폭발물 소포 배달 대상들은 백인민족주의 진영 등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이 격렬히 비난하던 대상들이다.

전직 대통령들을 경호하는 미국 비밀수사국(SS)은 24일(현지시각) “오바마 전 대통령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자택에 배달 예정이던 잠재적 폭발물을 각각 탐지해 차단했다”고 밝혔다. 비밀수사국은 “소포들은 일상적인 우편물 검사 절차에서 폭발성 장치로 확인돼 적절하게 처리됐다”며 “경호 대상자들은 소포를 받지 못했고 받을 위험도 없었다”고 말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 집에 보내진 소포는 그 아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수령인으로 한 것이었다.

24일 미국 뉴욕 <시엔엔>(CNN) 방송 지국이 있는 타임워너 빌딩에 폭발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돼 경찰대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수사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24일 미국 뉴욕 <시엔엔>(CNN) 방송 지국이 있는 타임워너 빌딩에 폭발물이 든 것으로 의심되는 소포가 배달돼 경찰대원들이 현장을 통제하고 수사하고 있다. 뉴욕/EPA 연합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워싱턴에,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뉴욕시 교외에서 거주한다. 오바마 대통령 자택이 수신처인 소포는 이날 오전에, 클린턴 전 대통령 자택으로 보내려 한 소포는 전날 저녁에 각각 발견됐다. 클린턴 전 장관은 민주당 중간선거 지원을 위해 플로리다를 방문 중이었고,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자택에 머무른 것으로 추정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어려운 때”라며 “깊은 분열의 시기이고, 우리는 우리 나라를 합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 우리는 그와 같은 일을 하려는 후보를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연방수사국(FBI)은 이날 성명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과 클린턴 전 장관뿐만 아니라 존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CIA) 국장, 에릭 홀더 전 법무장관, 국제투자가 조지 소로스 및 <시엔엔> 뉴욕지국에도 폭발물이 발송됐다고 밝혔다. 연방수사국은 “최고 우선순위”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소포로 배달되려던 폭발물은 파이프 폭탄으로 전해졌다. 한 수사 관계자는 전달되려던 폭발물은 폭탄처럼 보이도록 제조됐으나, 가짜 폭탄일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위협은 “미국에서 발붙일 곳이 없다”며 “미국인의 안전은 나의 최고이자 절대적 우선순위”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는 단결해야 한다”며 “우리는 모두 나서서 어떠한 종류의 정치적 폭력 위협이나 행동도 미국에서는 발붙일 곳이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야만 한다”고 말했다.

폭발물은 완충 비닐과 누런 포장지에 싸였고, 컴퓨터 프린터로 인쇄된 주소가 부착됐다. 발신인은 전 민주당 전국위원장인 데비 와서먼 슐츠의 이름을 잘못된 철자로 적어놨다. 소로스에게는 이틀 전에 발송됐다.

브레넌 전 중앙정보국장을 수령자로 쓴 폭발물은 <시엔엔> 뉴욕지국으로 배달됐다. 그는 이날 <시엔엔>에 출연할 예정이었다. 홀더 전 장관을 겨냥한 폭발물은 주소가 잘못돼 반송됐다.

맨해튼의 타임워너빌딩에 입주한 <시엔엔> 뉴욕지국에서는 우편물 보관소에서 폭발이 발견되자 생방송이 중단되고 직원 200여명이 대피하는 큰 소동까지 일어났다. 현지시각으로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앵커들이 오바마·클린턴 전 대통령 집으로 발송된 폭발물 소포에 대한 뉴스를 전달할 때 대피 경보가 울렸고, 잠시 방송을 이어가려던 앵커들이 긴급히 대피했다. 방송은 광고 화면으로 대체됐고, 워싱턴 스튜디오로 옮겨갔던 화면이 다시 뉴욕으로 옮겨갔을 때는 앵커들이 건물 밖에서 휴대폰으로 상황을 전달했다.

제임스 오닐 뉴욕 경찰국장은 수사진이 <시엔엔>에 배달된 폭발물 소포에 있던 “백색 가루를 담은 봉투”를 분석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폭력적인 공격 기도”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고, 곧 이어 백악관은 트위터를 통해 <시엔엔>에 대한 위협도 비난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샌더스 대변인은 그동안 <시엔엔>을 “가짜뉴스”, “국민의 적”이라고 비난해왔다.

폭발물 전달 대상이 된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및 그 지지층이 평소 격렬히 비난하며 증오하던 대상들로, 이번 사건이 2주 앞으로 다가온 중간선거에 줄 영향도 주목된다. 반트럼프 진영이나 친트럼프 진영의 결집도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