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감산 방침에 반대하면서 유가가 더 낮아져야 한다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바라건대(Hopefully), 사우디와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원유 생산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는 공급을 기반으로 훨씬 더 낮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사우디의 원유 감산 시사에 대해 노골적인 반대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지속한 가운데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아라비아 산업에너지광물부(옛 석유부) 장관은 이날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국제석유산업전시회(ADIPEC)에 참석해 산유국들은 지난달보다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은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알팔리 장관은 전날 같은 곳에서 열린 OPEC 회원국과 10개 비회원 주요 산유국 장관급 회의에서도 "산유국끼리 합의는 안 됐지만 사우디는 다음 달부터 하루 50만 배럴 감산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 9일까지 10거래일 연속 하락, 60.1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는 이미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져 '약세장'(Bear Market)'에 진입했으며, 10거래일 연속 하락은 "1984년 이후로 34년 만에 가장 긴 약세"라고 미 CNBC방송은 전했다.
이날 WTI는 사우디의 감산 시사에 11거래일 만에 오름세를 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이 전해지면서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OPEC에 대해 지속적인 공격을 해왔다.
지난 9월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중동 국가들을 보호하고 있다. 그들은 우리가 없으면 매우 오랫동안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들은 높은 유가를 계속 추진해왔다.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에 대해서는 '독점'(monopoly)이라고 주장하며 "당장 유가를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 초에는 "미국이 매우 적은 달러를 받는 대가로 다수의 (OPEC) 회원국을 방어하는 동안 오히려 그들은 유가가 더 올라가도록 만들었다.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한다"면서 알파벳 대문자로 "지금 가격을 낮춰라!!"고 강조했다.
6월 말에도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사우디의 석유 생산을 대략 200만 배럴까지 늘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그에게 설명했다. (석유) 가격이 높다!"라며 "살만 국왕은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