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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카슈끄지 살해에 빈살만 연루’…CIA 결론에 트럼프 곤혹

등록 2018-11-18 16:03수정 2018-11-18 21:20

트럼프, “가능하나 매우 이르다”…20일 최종 보고서
WP, ‘트럼프, 빈살만 책임론 회피 방안 강구’
CIA, ‘빈살만과 미국 대사의 관련 통화 감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17일 대형 산불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말리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말리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 두번째)이 17일 대형 산불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은 캘리포니아주 남부 말리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말리부/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동 정책이 중대한 기로에 서게됐다.

미 중앙정보국(CIA)은 사우디의 왕세자 무함마드 빈살만이 비판적 언론인 카슈끄지의 살해를 명령했다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고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안에 이 사건에 대한 완전한 보고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캘리포니아주 화재 현장으로 가는 기내에서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장 및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으로부터 전화 통화로 카슈끄지 살해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빈살만이 직접 카슈끄지 살해를 명령했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기내에서, 그 살해사건에 빈살만의 책임을 묻는 중앙정보국의 평가는 “가능하다”면서도 아직은 “매우 이르다”고 평가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또 “우리는 아마 월요일이나 화요일, 앞으로 이틀 내에 완전한 보고서를 갖게될 것이다”며 거기에는 “누가 했는지”도 포함될 것이라고 예고했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미국 정부가 최종 결론을 내렸다는 최근 보도들은 부정확하다”며 “미국 정부는 자말 카슈끄지 살해에 책임을 모든 이들에게 책임을 묻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가 이미 사우디 왕세자가 이 사건에 연루된 증거에 대해 보고를 받아왔으나 개인적으론 이에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또 트럼프가 빈살만에게 책임을 못박는 것을 피할 방안들을 찾고 있다고 측근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앞서 이 신문은 16일 중앙정보국이 카슈끄지 살해를 빈살만 왕세자가 명령했다는 결론을 냈다고 처음으로 보도했다.

중앙정보국은 빈살만 왕세자와 그의 동생 칼리드 빈살만 미국 주재 대사와의 통화 감청 등을 분석해 이같은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칼리드 대사가 미국에 거주하던 카슈끄지에게 전화를 해서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영사관으로 가서 결혼 관련 서류 업무를 해야 한다’며 신변 안전을 보장했다는 것이다. 칼리드가 카슈끄지가 살해될 것임을 알았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이 전화는 빈살만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앙정보국은 자신들이 감청한 이 전화뿐만 아니라 터키 쪽에 의해 밝혀진 사건 현장의 전화통화 및 정황들을 종합해 빈살만의 연루를 결론 지었다. 빈살만이 사우디의 사소한 대외문제에도 관여하는 실질적인 통치자라는 평가도 한몫 했다. 한 관리는 이 결론에 대해 “이 사건이 그가 모르거나 관여되지 않고는 일어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 정부가 중앙정보국의 평가대로 카슈끄지의 살해에 빈살만의 책임을 묻는 결론을 내린다면,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정책은 큰 딜레마에 부닥치게 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과의 국제 핵협정까지 일방적으로 파기하며 추진하는 이란 봉쇄에서 사우디를 그 주축으로 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위해 대이란 강경노선을 추진하는 빈살만 왕세자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행정부는 이 사건에 대한 빈살만의 책임 여부와 상관없이 사우디와의 전략적 관계는 강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중앙정보국도 이번 사건에 상관 없이 빈살만는 권좌에서 살아남아 왕위를 계승하는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하지만, 빈살만의 책임이 밝혀진다면, 미국이 그에 대한 제재를 피해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 미 의회에서는 사우디에 대한 무기 금수 등도 논의되고 있다. 카슈끄지 사건은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영향을 줘서, 미국의 대이란 봉쇄정책에도 금이 가게 할 것으로 보인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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