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진전 있다. 다음달 시진핑 만날 가능성”
위안화 환율 관리 문제 막판 쟁점 부상
트럼프 무역역조 개선-강경파는 구조개혁 인식차
류허 중국 부총리(왼쪽)가 22일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는 자리에 배석한 미국 협상 대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쳐다보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3월1일이 시한인 미국과 중국의 무역 협상이 환율 문제 등으로 막판 진통을 겪으면서도 타협에 접근하고 있다. 양국은 시한을 연장해 3월 말 정상회담에서 타결하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각료들을 만난 자리에서 미-중 무역 협상과 관련해 “우리는 좋은 대화를 하고 있고, 아주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그 일이란 그들이 기꺼이 더 오래 체류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협상단은 애초 21~22일로 잡힌 4차 협상 일정을 이틀 연장해 워싱턴에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3월 말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류허 중국 부총리도 “중국 입장에서도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미국은 애초 3월1일까지 중국과 새로운 무역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2천억달러(약 225조원)어치 중국 상품의 관세를 10%에서 25%로 올리겠다고 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진전에는 중국의 환율 조작 중단 등이 포함된다고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쟁점으로는 환율 외에도 미국 기업의 중국 기업으로의 기술 이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압력, 중국 국영기업에 대한 보조금 등 불공정 행위, 지식재산권 보호가 있다. 중국은 미국 쪽이 요구하는 이런 구조적 개혁에 대해서는 아직 구속력 있는 대안을 내놓지 않아 협상이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최종 협정까지는 여전히 주요한 장애들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 쪽에 콩과 반도체 등 미국 상품 구매 확대 등을 제안하고 있다. 이는 국내 지지층을 의식하는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조처들이다. 이번 협상에서 중국은 미국산 콩 1천만톤을 추가 구매할 의사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 저널>은 중국과의 무역 관계에서 구조적 개혁을 원하는 미국 재계·행정부·의회 내 대중 강경파와 대선을 의식해 무역 역조의 가시적 개선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역 협상이 타결돼도 미국 내에서 불만과 논란이 여전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